편입학 관련 돈거래 의혹사건으로 정창영 연세대 총장이 물러나고 검찰 수사가 시작됨에 따라 대학가 등의 편입학 비리가 어떻게 불거져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6년부터 대학의 편입학 정원이 급증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은 곳에서 편입학 비리가 은밀하게 저질러지고 있다는 풍문은 끊임없이 돌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전형 방식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편입 전 대학에서 받은 성적, 영어능력시험 성적, 논술, 면접 등 전형 요소가 있었지만 계량화할 수 없는 요소가 당락에 크게 작용하는데다 점수 반영 방식 등이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연세대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편입학 전형에서 동점자를 처리할때 `학교에 정신적으로 기여를 한 비물질적 기여자의 자녀'에 우선권을 주거나 가족 중 연세대 동문의 이름을 적어 내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동문 자녀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연구해 왔으나 아직까지 도입하지는 않았다.
성적이나 시험점수 조작, 논술 및 면접시험 점수조작 등 수법을 사용하거나 일부 지원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편입학 비리가 저질러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끊이지 않았으나 실제로 비리가 적발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편입학 비리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1993년이 마지막이다.
경찰청이 경원대와 경원전문대 등의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부정입학과 편입학 비리 등이 드러나자 교육부는 비리가 있었던 대학 20개와 해당 학생·학부모의 명단을 공개했다.
당시 부정입학에 연루된 학부모 중에는 기업인, 전 문교부장관, 언론사 사주, 국회의원, 교수 등 사회 지도층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당시 드러난 1986∼1993년까지의 입시비리 사례는 신입생 900명, 편입학 118명에 이르렀으며 성적 조작, 기부금 편입학, 교직원 및 법인 임직원 자녀 특혜 입학 등 항간에 떠돌던 소문이 대부분 사실로 입증됐다.
1990년대 말에도 인하대, 안동대, 원광대, 광운대 등에서 편입학을 미끼로 금품을 받은 교수나 브로커가 잇따라 구속되는 등 사법처리가 잇따랐다.
한국외대에서는 1998년 총무처장, 교무부처장, 교수 등이 대거 연루된 조직적인 부정 편입학 사건이 드러나는 등 대규모 탈법이 드러나 재단이사진이 물러나기도 했다.
전문대 이상 학력만 인정되면 편입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직전 대학의 평균 평점, 영어시험 성적, 면접 등으로만 선발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브로커도 등장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2004년 무전기를 이용해 수험생들에게 답을 알려주는 수법으로 서울 소재 11개 대학에서 83명에게 274차례에 걸쳐 부정시험을 치르게 한 브로커 등 4명을 구속한 것이 바로 그 사례다.
당시 주범 브로커는 "내가 직접 편입학을 해보니까 관리가 무척 허술했다"며 "돈벌이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명문대 진학률이 매우 높은 일부 예술고 등에서도 부정 편·입학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서울의 대표적 명문 예술계 학교인 서울예고와 예원중학교에서 부정편입학 대가로 수백만∼수억원씩의 `학교발전기금'을 받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편입학 관련 규제가 완화된 1996학년도 이전에 5천명 안팎에 불과했던 대학의 편입학 규모는 1996학년도 2만5천242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꾸준히 증가해 2004년에는 6만명을 넘어섰다.
교육부는 노무현 정부 들어 일부 인기학과나 명문대를 중심으로 편입학 과열 양상이 빚어지자 의과대학 편입학 제도를 폐지하고 정원을 감축했으나 일시적으로만 효과를 봤을 뿐이다.
올해 편입학 정원은 4만5천887명으로 12년만에 거의 10배로 늘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