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에서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옵셔널벤처스(BBK 후신)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씨가 대선전 귀국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른바 'BBK 의혹'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1999년 설립된 투자자문사 BBK의 전 대표로 주가조작과 공금횡령 사건에 연루된 인물.
지난 2001년 미국 도피 후 현지에서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김씨가 최근 인신보호 청원 항소 각하를 요청한 데 대해 미 법원이 18일(현지시간) 이를 받아들이면서 그가 언제 국내로 들어올 지가 대선정국에서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후보가 김씨의 BBK와 얽히게 된 것은 표면적으로는 지난 2000년 2월부터 2001년 4월까지 1년 2개월여에 불과하지만 '악연'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1996년 총선에서 당선된 후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던 중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이 후보는 2000년 귀국해 당시로선 생소하던 '사이버금융'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사업파트너가 '30대 투자천재'로 각광받던 김경준씨로, 이 후보는 BBK 대표였던 김씨와 2000년초 'LKe뱅크'라는 금융지주사를 설립했다. 이 후보의 지인이자 김씨의 누나였던 재미교포 여성변호사 에리카 김이 두 사람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문제는 2001년 3월 금융감독원이 BBK를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BBK가 투자자들에게 위조된 펀드운용 보고서를 전달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금감원은 BBK의 투자자문업 등록을 취소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이 후보는 2001년 4월 LKe뱅크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당시 추진중이던 'EBK증권중개'라는 증권사 설립도 중단, 공식적으로 김씨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김씨는 '광은창투'라는 중소금융사의 주식을 외국법인 명의로 매입, 경영권을 인수한 뒤 '옵셔널벤처스'라는 업체를 설립하고 금감원이 BBK 등록을 취소한 바로 전날 이 업체의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외국인 매입설이 증시에 퍼지면서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는 급등했고 김씨는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 과정에서 380여억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결국 회사와 소액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이 후보도 LKe뱅크 투자금 30억원을 떼였다. 또 이 후보의 친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운영하던 다스(옛 대부기공)도 BBK 투자금 190억원 가운데 140억원을 돌려받지 못해 미국 현지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이 후보는 BBK에 투자한 '심텍'으로부터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으나 이듬해초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BBK 의혹'의 핵심은 이 후보의 연루 여부다. 이 후보측은 주가조작 사건은 이 후보와 공식적인 관계가 없는 '옵셔널벤처스'에 의해 이뤄졌고, BBK도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범여권에서는 이 후보가 BBK의 설립자인 김씨와 함께 'LKe뱅크'를 설립한 '동업자'이기 때문에 BBK의 후신인 옵셔널벤처스가 저지른 주가조작 사건에 실제 관여했거나 최소한 이를 인지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