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24시간 '경호'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올해 초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 바로 밑 안전지대에 경비병력과 교통 순찰팀을 연중 무휴로 상시 배치해 경계근무를 서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의경 2명을 24시간 상주시키는 한편 순찰차와 경찰관 2명도 배치했다.
그 이유는 뭘까.
세종로는 미국대사관과 정부중앙청사, 언론사 등 주요 기관이 몰려 있어 집회시위의 '메카'가 된데다 최근 들어 동상 위나 주변에서 위험수위가 높은 기습시위가 자주 벌어져 경비인력 상시 배치로 순간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특히 유동인구와 교통량이 많아 이목이 집중되는 동상 바로 앞에서 분신 등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동상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는 시위자들이 있어 이를 막으려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황우석 박사를 지지하는 60대 남자가 지난해 동상 앞에서 새벽에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또 사회복지시설의 운영 비리를 고발하던 장애인단체 활동가 2명도 지난해 말 동상에 올라가 30분 동안 시위를 벌여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올해 8월에는 한총련 대학생들이 한·미연합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동상 아래로 뛰어들어 주변 도로가 아수라장이 된 일도 있었다.
경찰은 2002년 초 대학생들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반대한다며 동상에 올라가 성조기를 태우며 시위를 벌이자 한 때 동상 앞에 버스와 경비병력을 상주시킨 바 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16일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많은 지역 특성상 예고되지 않은 기습시위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하면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경비인력을 배치한 뒤 돌발 상황이 크게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경비병력을 상시 배치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인력낭비"라며 "경찰병력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적재적소에 합리적으로 배치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