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가 병든다', SBS가 기획 시리즈 보도를 내보내고 있습니다만,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시험 커닝 문제를 이번에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유희준 기자입니다.
<기자>
2학기 중간고사가 치러지는 중학교 교실입니다.
3학년과 2학년 학생이 같이 뒤섞여 시험을 칩니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책상도 모두 반대 방향으로 돌려놨습니다.
그러나 필통 속에 커닝 페이퍼를 감춰놓은 학생이 시험 직전에 적발됐습니다.
[여중생 : 커닝 많이 해요. (주로 어떻게 해요?) 책상에 써놓든가, 의자, 휴대전화 문자로도 해요.]
서울의 한 대학 강의실입니다.
책상 곳곳에 깨알같은 글씨로 뭔가 요약돼 있습니다.
책상과 맞닿은 벽면에도 시험에 대비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시험 부정행위의 가장 큰 폐해는 적발되거나 처벌되는 경우가 매우 적어 학생들이 큰 죄의식을 갖지 않게 된다는 점입니다.
[대학생 : 주위에서 커닝해서 걸리는 경우를 거의 못 봤어요. 중·고·대학에 와서도
누가 옆에서 해도 용인하고 넘어가요.]
올 6월에 발표된 국내 석사 논문에 따르면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커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부정행위를 많이 경험할수록 다른 사람의 부정에 대해서도 용인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태연/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 부정행위를 많이 할 수록 그것을 좀 더 나쁘지 않은 걸로 판단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부정행위가 많아질수록 앞으로 더 계속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배움터의 터전, 학교에 만연된 부정 행위가 공범의식을 조장해 결국은 우리 사회의 고발정신과 정직성을 저해하는 사회악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