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단행된 러시아 내각 인사에서 부부 장관이 탄생하는 등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16명의 장관 자리 중 경제개발·통상, 보건·사회, 지역개발 등 3명의 장관을 교체했다.
개각 치고는 소폭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그 중에서도 보건·사회장관으로 임명된 타티아나 콜리코바(41) 전 재무차관이 현 빅토르 흐리스텐코 산업에너지 장관의 부인으로 알려지면서 단연 세간의 화제다.
그는 98-99년 재무부 예산청장, 99년 재무부 차관 등을 거치면서 국가두마(하원)에서 '여성 컴퓨터'로 불릴 정도로 수리에 밝은 인물이다.
흐리스텐코는 부총리 시절이던 2002년 당시 미혼이던 콜리코바와 사랑에 빠져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인사에서 빅토르 주프코프 총리의 사위인 아나톨리 세르듀코프가 유임되면서 장인 총리와 사위 장관이 탄생이라는 보기드문 상황이 연출됐다.
세르듀코프는 주프코프의 총리 지명 이틀 뒤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를 반려하면서 장인과 함께 일하게 됐다.
러시아 정부 조직법은 가족이나 인척간에는 감독 내지 통제를 받는 자리에서 함께 근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는 외무부, 내무부, 비상대책부와 함께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 장관인 블라디미르 우스티노프의 아들로 대통령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디미트리 우스티노프는 푸틴의 최측근인 대통령부 행정부실장 이고르 세친의 사위다.
전문가들은 가족들이 정부 권력 기관에서 함께 일함으로써 정부 효율성과 도덕적 측면에서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정치분석가인 알렉세이 시도렌코는 "공보다 사가 앞서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책 결정과정에서 마찰은 없을 지 모르지만 만들어진 결정에 대해 서로가 비판을 할 수 없어 결국 더 나쁜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인사에서 엘비라 나비울리나(43) 전 경제개발.통상 차관이 경제개발·통상 장관에 오르면서 콜리코바와 함께 2명의 여성이 입각, 남성 위주인 러시아 정치무대에 작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껏 한명의 여성 장관이 나올까 말까 했는데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서는 형편없지만 이번에 2명이나 장관에 기용된 것은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성표를 의식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러시아 인구의 53%가 여성이지만 하원(450명)의 여성 비율은 9.5%에 불과하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