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범여권의 대선후보 선두주자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청와대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대통령과 청와대의 부적절한 대선 개입이라고 정치권이 비판했습니다. 반면에 청와대는 대선 개입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2일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예비후보가 자신을 비판한 노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손 예비후보를 비판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이보다 이틀 전인 8월 31일에 있었던 것이지만, 당시에는 뉴스가 이를 보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이를 처음 보도한 2일 뉴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아니라 손 예비후보의 반발과 잇따른 논란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대통령의 대선 주자 비판은 그 비판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기 때문에 뉴스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정당의 예비경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정 대선 주자를 비판한 대통령의 발언은 주목할 만한 뉴스였습니다. 뉴스는 당연히 대통령의 예비후보 비판 발언의 의미를 분석하고, 그 배경을 먼저 짚었어야 합니다.
지난 5일 SBS 뉴스는 대선을 불과 세달 앞두고 청와대가 유력 야당후보를 고소하겠다는 방침과 관련하여 청와대의 입장과 이에 대한 정치권과 검찰의 입장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야당 후보를 고소키로 한 배경과 그 의미를 분석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대선에 엄정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상식입니다. 특정 대선 주자에 대한 비판과 고소는 상식의 틀을 깨뜨리는 조치입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러한 일들이 대통령의 통상적인 국정수행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료조직을 움직이기 보다는 스스로 구체적인 발언을 하는 노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은 임기 말이 다가올수록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노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을 대통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파격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뉴스가 대통령의 태도와 관련된 논란들을 단순히 평면적으로 보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통령의 발언과 그가 취한 조치의 배경을 심층 분석해야 하고, 이와 같은 언행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그리고 뉴스는 어떻게 보는가를 짚어주어야 합니다. SBS 뉴스의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진단하는 연속기획은 의미 있는 보도였습니다.
뉴스는 지난 3일 폭염과 게릴라성 호우, 장마가 교차하면서 이변을 거듭했던 올 8월 날씨를 보이지 않게 지배한 것은 지구 온난화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지구 온난화 때문에 세계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만큼 해안선과 산의 형태가 바뀌고, 제주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잘 잡히는 물고기의 종류와 어획시기까지 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4일 뉴스는 남쪽 식물들이 북쪽으로 이동하여, 서울의 아파트 단지에서 바나나 나무가 자라고 경기도 포천이 사과의 주요 산지가 된지 오래이며, 제주도 특산물인 감귤이 전남 해안지방까지 올라왔다고 보도했습니다. 5일 뉴스는 온난화로 아열대성 질병이 한반도까지 침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었지만,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자연현상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SBS 뉴스는 미국 산 쇠고기 수입과 검역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갈등을 소홀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SBS 8시뉴스는 8월 24일 척추 뼈가 발견되어 정부가 검역을 중단했던 미국 산 쇠고기의 검역을 27일부터 재개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산 쇠고기의 수입과 관련한 정부의 단호하지 못한 태도에 대해 언론이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수립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SBS 뉴스는 8월 27일부터 재개된 미국 산 쇠고기 검역을 추적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검역재개 이후 미국 산 쇠고기에서 갈비통뼈가 다시 발견되고 있는데도 뉴스는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은 아프간 사태의 마무리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해외선교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좀 더 정리된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3일 SBS 뉴스에서 ‘선교’에 대한 언론의 이해부족이 드러났습니다. 이날 뉴스는 샘물교회의 박은조 목사가 지난 2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교인들이 아프간에 파견된 것은 선교가 아닌 의료봉사였다는 지금까지의 설명과는 달리, “봉사가 곧 선교”라고 주장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독교 선전을 드러내고 하는가 안 하는가 와는 상관없이 기독교 단체로서는 ‘선교’ 없는 ‘봉사’를 상상할 수 없다는 점과 박 목사의 주장이 교인들이 참석하는 예배에서 나왔다는 점, 그리고 교인들이 피랍된 상황에서 봉사를 강조한 것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점 등을 이해한다면, 박 목사의 주장은 논란거리가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해외선교에 나섰던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출하려고 한국사회가 막대한 부담을 떠안게 되는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개신교 스스로 선교의 방식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언론은 해외선교에 대한 교회의 강한 의지와 아프간 사태의 해결도 하나님의 도움이라고 말하는 식으로 이들이 구사하는 기독교적 언어는 그 자체로서 관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