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피랍 사태 이후 지난 한 달 반 동안 나라 전체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정부는 테러단체와 직접 협상에 나서야만 했고, 무리한 선교 방식과 국민의 권리에 대한 논란도 불러왔습니다.
이번 사태가 남긴 교훈과 과제들을 박진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정부는 23명의 목숨이 위협받고 실제로 2명이 살해당하는 상황에서 테러 단체와 직접 협상을 해야 하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국민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한국의 국격에 적지 않은 손상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유달승/외국어대 이란어과 교수 : 테러 단체와 직접 협상을 해서 결국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또 이에 따라 한국의 위상이 크게 실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연간 천만 명이 해외 여행을 하는 시대에 한국인이 납치되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납치범들과 협상을 벌인다는 인식이 퍼질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보 기관이 정면에 나설 만큼 대테러 외교역량의 한계도 노출됐습니다.
국가 정보 기관의 총수가 직접 나서 석방협상을 지휘했을 뿐 아니라 언론에 정보 요원의 활동을 직접 소개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보 기관이 나서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외교 당국의 역량이 취약했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여러 차례에 걸친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몸값 지불에 대한 억측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부담입니다.
국내적 논란도 계속되겠지만 국제적으로 사실 여부에 관계 없이 테러 관계 단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선교 자유와 국가의 국민 보호의 범위에 대한 논란도 촉발시켰습니다.
무리한 해외선교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개신교 단체들은 정부의 아프간 선교 금지 합의에 불만을 표시하고 나서 갈등의 소지를 남겼습니다.
우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번 인질 사태는 국가와 개인의 책임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자신들만의 입장만을 강조하기보다는 한발씩 물러서서 상대의 입장을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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