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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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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SBS에 기자로 입사했을 때만 해도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극히 일부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제품으로만 인식돼 왔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느꼈습니다. 휴대전화는 돈 많은 사람이나 갖고 다니는 보석과 같았고, 컴퓨터는 없어도 생활하는데 불편이 전혀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제가 소지하고 있는 디지털 제품이라곤 호출기, 일면 삐삐가 고작이었습니다.

1989년 모토로라에서 야광색 삐삐를 출시하면서 대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생각이 납니다.

1983년 국내에 삐삐가 등장했을 때는 상대방에게 전화번호를 남길 수 있는 기능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부터 전화번호는 물론 음성메시지를 남겨 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당시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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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노트북이 처음 지급된 것은 1996년이었습니다. 전 대학을 다니면서도 컴퓨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해 수업신청을 하라는 학교측 요구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시켜 온라인 수업신청을 할 정도로 컴퓨터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SBS에서 처음 노트북을 지급받고 난 뒤부터 저의 태도는 180도 변했습니다. 국어사전 두께만한 노트북를 지급받았을 때는 전원 스위치를 찾는데 10여 분이 소요됐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컴퓨터에 대해서는 정말 '무식'했습니다. 그러나 노트북 하나로 많은 작업을 손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노트북 매력에 빠지게 됐습니다.

휴대전화만 있었으면...

1996년 겨울이었습니다. 은평구에서 수습기자 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강서경찰서에 회사로 떠나는 순간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강서경찰서에서 여의도까지 가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발했지만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눈으로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가 되고 말았습니다. 경찰서에서 출발하면서 회사에는 6시까지 들어가겠다고 보고를 했는데, 6시까지 회사에 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수습기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 '시경캡'(captain의 준말)이라고 불리는 사건팀의 대장입니다. 그때만 해도 시경캡이 재채기만 하면 수습기자는 독감에 걸렸을 정도로 무서운 인물이었습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승용차 안에서 시경캡 한테 혼날 생각만 하니, 끔찍했습니다. 마음 속에는 "오늘 죽었구나, 지각하면 엄청나게 깨지는데.."하는 걱정 뿐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길 옆에 승용차를 세우고 공중전화로 뛰어갔습니다. 그러나 주머니에는 동전 하나 없었습니다.

"이때 휴대전화 하나 있었으면 이런 고생은 안 할텐데"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삼성에서 처음 나온 에니콜 휴대전화는 백만 원이 넘었습니다. 휴대전화와 함께 거치대까지 구입하면 한달 점심은 거의 굶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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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떻게 합니까? 거금을 들여 휴대전화를 장만했죠..

씨티전화 기억하십니까?

막상 지금 이름을 들어보니, 약간 촌스럽기도 하네요.

기억나십니까? 모양은 휴대전화와 비슷하지만 앞 부분에 'CITY UP'이라고 적혀 있는 제품. 일반 휴대전화가 80년대만 해도 백만 원을 넘다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이었습니다.

저렴하게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 시티폰이었습니다. 요금이 싼 만큼 약간의 불편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공중전화 박스를 기지국으로 이용하면서 반경 2백 미터 이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했죠. 또 시티폰은 시속 25km이내 주행에서만 통화가 가능했습니다. 공중전화박스에서 너무 멀어지면 통화가 어려웠죠.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에 대학생들을 비롯해 20-30대 젊은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2000년 1월 시티폰 서비스는 중단됐습니다.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이 떨어지고 공중전화 박스에서 멀어지면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참는다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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