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의 모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 아버지가 인공호흡기를 떼 숨진 환자는 '뇌사'가 아닌 '식물인간'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 병원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8일 숨진 A(27)씨는 숨지기 전에 의학적인 뇌사 판정을 받은 상태가 아니었으며 '뇌 손상에 의한 식물인간'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뇌사'와 '식물인간'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로 인해 애초 A씨가 '뇌사'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뇌사와 식물인간 상태는 의학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뇌사는 뇌의 모든 기능이 완전히 정지돼 회복 불능한 상태를 의미하며 맥박, 체온, 혈압은 일시적으로 유지될 수 있으나 어떤 치료적 노력을 해도 도저히 회복될 수 없는 불가역적인 상태로, 통상 2주 이내에 심장이 멎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식물인간 상태는 뇌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것이 아니라 뇌간의 일부 기능이 남아 있어 호흡과 맥박이 유지되며 튜브를 통해 음식물을 공급하면 생명이 연장되고 기적적으로 소생하는 사례도 있다.
A씨가 입원한 병원에서는 A씨가 뇌파 검사 등 뇌사 판정을 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뇌사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뇌사가 아닌 식물인간 상태였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았다.
병원 관계자는 "A씨는 무의식 중에 눈을 치켜뜨는 반응 등 식물인간 상태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뇌사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본다"며 "다만 그가 근육이 변성.위축되는 유전성 질환인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어 소생 가능성은 매우 낮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A씨가 뇌사가 아닌 식물인간 상태에 있었더라도 A씨의 아버지(51)에 대한 처벌 수위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 견해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A씨의 회생 가능성과 인지 능력 유무가 A씨 아버지에 대한 처벌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뇌사인지 식물인간인지가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북부경찰서는 8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모 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 중인 A씨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고 집에 데려와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씨의 아버지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