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대표단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에 억류된 인질들과의 면담 성사 여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석방교섭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1일 한국 대표단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잡혀있는 인질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고 AFP통신도 아프간 정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와히둘라 무자디디 의원의 말을 인용, "(정부 대표단이) 탈레반측에 한국 대표단과 일부 인질간 면담을 허용토록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무장단체 측으로부터 납치된 한국인들을 만나도록 허용해주겠다는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며 면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일정한 선을 그어놓았다.
따라서 정부는 면담이 성사될 경우를 전제로 한 효과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가운데 면담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낙관이나 비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한국 대표단의 인질 면담이 성사되면 실 보다는 득이 많을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점치고 있다.
우선 탈레반 측과의 접촉 확대를 효과로 꼽을 수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다각적으로 접촉중이고, 접촉의 폭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듯 탈레반측과의 채널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정부로서는 인질 면담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질 면담을 곧바로 '탈레반측과의 직접 접촉'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유선상으로 이뤄져온 '교신'을 '직접 접촉'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대표단은 탈레반측과의 채널 확보 외에도 인질 석방을 비롯한 제반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전달할 수 있는 기회도 잡는 셈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대면(face to face) 접촉'이나 탈레반측과 '협상' 수준의 접촉은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탈레반과의 접촉을 어느 수준에서 유지할 지도 주목된다.
14일째 억류된 인질들의 건강 상태 등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 효과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중해 적절한 처방을 하지 않으면 병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열악한 환경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질들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 대표단이 인질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 이들이 필요로 하는 약품 등을 지급함으로써 인질들의 정신적, 육체적 안정을 어느 정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인질들이 3개 지역 9개 마을에 분산 억류돼 있다는 국정원의 설명대로라면 정부 대표단은 면담이 성사되더라도 21명의 인질 가운데 극히 일부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