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육성이 공개된 임현주 씨는 미국 CBS 뿐 아니라 영국 BBC와 그리고 아프간 언론과도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탈레반이 이처럼 육성 공개를 한 것은 한국과 아프카니스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술로 풀이됩니다.
박민하 기자입니다.
<기자>
납치된 지 8일 만에 미국 CBS를 통해 공개된 임현주 씨의 육성은 줄곧 한국인 피랍자들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임현주/미 CBS와의 통화 : 매일매일 너무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도와주셔서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나올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임 씨는 영국 BBC,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언론과도 전화통화를 했는데,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임현주/아프가니스탄 언론과의 통화 : 이곳에 있는 우리들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우리를 석방시켜 달라고 한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에 말해주세요.]
이 통화에서는 아픈 사람이 있는데 탈레반이 약을 주지 않는다는 절박한 말도 했습니다.
임 씨는 CBS와 전화 통화 도중에 탈레반으로 보이는 인물의 지시를 받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미 CBS 기자 : 옆에 있는 사람을 바꿔 주세요.]
통화 자체를 탈레반이 의도적으로 허용한 상황에서 임 씨의 발언 내용도 탈레반의 철저한 통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이번 육성공개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한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탈레반 측의 고도의 심리 전술로 볼 수 있습니다.
탈레반이 여성인 임 씨를 내세운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이번 육성공개는 배형규 목사 살해 이후 남은 22명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피랍자들이 한계 상황에 이르고는 있지만 그래도 생존 사실을 확인해줬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우리 정부의 특사가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하는 시점에 임 씨의 육성을 공개함으로써 한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임 씨가 이들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납치 세력의 핵심 요구 사항인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