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8일째인 26일 밤 "모두들 건강이 좋지 않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한국인 여성 인질의 육성이 미국 CBS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으나 피랍자 가족들은 애써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이 목소리의 주인으로 확인된 임현주(32.여)씨의 오빠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방송을 보면서 (목소리의 주인이) 현주임을 바로 알아차렸다"며 "동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일단 안도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생은 현지에 오래 있어서 그쪽 기후와 음식에 대한 적응력이 있겠지만 문제는 다른 사람들일 것 같다"라며 침착함을 잃지 않은 채 오히려 다른 피랍자들을 염려하기도 했다.
CBS방송 보도가 나간 뒤 아프가니스탄 파르시어를 구사하는 피랍자 3명의 가족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 피랍자 가족 대표 차성민(30)씨도 "어쨌든 생사가 확인된 것 아니냐"라며 "그동안 워낙 추측성 보도가 많았기 때문에 모든 가족들이 최대한 냉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씨는 이어 "한민족복지재단에서 가족들이 모두 해산한 뒤에야 방송에서 임씨의 육성이 보도됐기 때문에 가족들이 동요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보도와 관련해 별도로 전화를 걸어온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다른 가족들의 반응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CBS방송은 26일 밤 자신의 이름이 유 천주(YO CYUN-JU)라고 밝힌 한 여성 인질이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지금 위험한 시기에 놓여 있다"면서 "도와주세요"라고 거듭 호소했으며, 한국어와 아프가니스탄 파르시어를 섞어가며 말했다고 보도했다.
임현주씨로 확인된 여성 인질의 육성은 이날 자정 무렵 국내방송 뉴스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성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