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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풍년 어떻게 봐야 하나

여야 합치면 20명 훌쩍 넘어…범여권만 20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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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풍년입니다. 전체 정치권을 합치면 20명 선을 훌쩍 넘어섭니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누가 누구인지, 또 그 사람들이 왜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지 잘 모릅니다. 대선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도 대선 출마 선언을 준비중이거나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정말 희안한 일입니다.

이름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한나라당입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말고도 홍준표 의원, 원희룡 의원, 고진화 의원이 있습니다. 손학규 전 지사가 탈당하면서 4명으로 줄었다가 홍준표 의원이 참여하면서 다시 다섯 명이 됐습니다. 앞의 두 주자와 뒤의 세 주자 사이에 지지도 격차가 워낙 크긴 하지만 그나마 다섯 명이니까 TV 토론은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이른바 범 여권입니다. 노대통령은 이 '범 여권'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기자 입장에서는 이만큼 적절한 말도 없습니다. 지금처럼 수시로 당이 쪼개지고 탈당하고 하는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에 대비되는 세력을 달리 어떻게 부르겠습니까.

여하튼, 지금 범여권 주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입니다. 먼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한명숙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김혁규 전 경남지사,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1차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 참가자입니다. 여기에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추가된 7명이 1차 경선규칙 합의에 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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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 먼저 열린우리당 안에는 김원웅 의원, 신기남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고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출마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강운태 전 장관이 역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여기까지 하면 11명입니다.

다음으로 통합민주당 쪽에는 추미애 전 의원, 김영환 전 장관, 김민석 전 의원이 있습니다. 주변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조순형 의원도 있군요. 또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박주선 전 의원도 출마설이 돕니다. 여기까지 16명입니다.

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있군요.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주자로 거론되는 사람으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있습니다. 이제 18명입니다.

마지막으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지요. 시민사회세력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입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시민사회세력에서는 문 사장을 기존 정치권에 대비되는 주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하면 19명입니다.

혹시 제가 지금 놓친 사람이 있으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하도 많아서 셀 때마다 빠지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고 국민은 누구나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참정권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선거에 나서는 것도 마찬가지로 국민으로서의 권리입니다. 저도 그것을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또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더 이상 당내의 조직적인 기반과 높은 지지율이 없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해서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뭡니까. 5년 동안 이 나라의 선장이 되는 겁니다. 그냥 자기 깜냥대로 한 번 휘둘러 봐도 되는 그런 것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말 막중한 의무를 지게 되는 자리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냥 한 번 해볼까..." 수준의 생각으로, 또는 "내 나름대로는 준비가 되었고 자격도 있어 보이니까", 혹은 "주변에 봐도 대단한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식의 생각으로 나설 자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시도지사 선거, 구청장 선거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오랫동안 한국 사회와 국제적 환경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 구상을 다듬고 또 이를 뒷받침할 세력도 형성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도 않고 대선을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 불쑥불쑥 대선 출마 의사를 내던지는 건 아무래도 무책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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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느 정치인의 말대로 정치인은 기회가 있을 때는 당락에 신경쓰지 말고 뛰어들어야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을 이어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설 자리에 서는 기본적인 분별력을 갖추는 것을 정치인에게는 기대하지 말아야 할까요. 자기의 능력과 정치적인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절대로 되지 않을 것이 너무도 뻔하지만 그래도 이럴 때 이름이 오르내리면 자기 주가가 올라간다는 생각을 하는 게 올바른 것일까요.

물론 위에서 열거한 분들 가운데는 강금실 전 장관처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이런 분들을 함부로 거론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사람은 범여권에 선수가 많아서 그래도 보기가 좋다는 말을 하더군요. 하지만 대선이라는 것 자체를 희화화 시키고, 대선에 임하는 범여권의 준비 상태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측면이 있다는 건 왜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용감하게도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출마의 뜻을 접었습니다. 고건 전 총리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는 달리 현실적인 세력도 있고 함께하는 의원들도 있었는데, 그리고 적어도 처음 6인 모임에 들 정도의 지지도도 갖췄는데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언젠가 김 전 의장 주변 인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언젠가는 김근태 보다 지지도 낮은 사람들은 스스로 정리하라는 요구를 해야 하는게 아니냐고요. 국민들도 헷갈리고요, 정말 제대로 여론을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물론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정책을 알리는 장으로 이용하겠다는 뜻이 분명한 민주노동당의 세 후보에 대해서는 이런 평가를 면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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