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남 진해 해군부대에 정박중이던 함정 조리실에서 박 모(20.조리병) 이병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비슷한 시점에 군복무자가 인터넷 상담전문 사이트를 통해 고참으로부터 상습적인 구타와 괴롭힘을 당한 고민을 털어놓은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을 '군복무자'라고 밝힌 그는 지난 10일 저녁 모 인터넷 상담 사이트 네티즌 상담란에 '군복무가 힘듭니다'라는 제목으로 "욕 먹고 배 맞고... 나잇값을 못 한다며 창피를 주었습니다. 정말 괴로웠습니다. 다리 부러뜨려 죽인다고 협박을 합니다. 뺨도 맞습니다..."라고 토로했다.
함정 조리병으로 복무한다는 그는 "밥을 하는데, 맨날 국 간 하나 제대로 못 맞춘다고 혼납니다..사소한 실수에도 욕 하며 뭐라 하고, 밥을 잘못 하면 맞을 때도 있습니다..."라고 적어 숨진 박 이병을 연상시켰다.
특히 그는 "요즘 군대는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고 괜찮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괴롭습니다. 괜찮아지고, 좋아진 군대에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불구자가 되길 바라는 제 자신이 한심하고 나약해 보여 미칠 것 같습니다. 평생 다리 한 쪽을 절며 살아도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부모님께 죄송하고.."라고 글을 맺었다.
이 같은 고민 상담에 대해 이 사이트 상담원은 지난 11일 '책임있는 상급자에게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으며 그는 "그렇게 말씀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조언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숨진 박 이병은 지난 올해 4월 9일 해군에 입대했고 지난 2일 함정에 조리병으로 배치 받았으며 공교롭게 이 글을 남긴 그도 자신이 쓴 글에서 몇개월 전 군대 가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최근 함정에 조리병으로 배치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비슷한 인물로 추정된 네티즌 글에 대해 해군측은 숨진 박 이병의 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작성자 IP를 추적해본 결과 울산 모 지역 인터넷으로 확인됐으며 당시 박 이병이 승선한 함정은 해상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해상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근거를 들었다.
또 해군은 "작성자가 쓴 글 내용 중에 '직원'이니 '기율교육대'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해군에서 쓰지 않는 용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숨진 박 이병의 유가족들은 "전날까지 전화통화를 했는데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해군측은 "의혹이 없도록 앞으로 사인규명을 위한 부검 등 함정 관계자 등 철저한 수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진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