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100만명의 휴대전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이 고객 정보 관리에 허점을 노출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2001년 문을 연 부산의 한 대리점은 최근 매장을 확장하면서 휴대전화 기입신청서와 주민등록 사본 등 신상정보가 담긴 3~4년치 서류와 일반 문서 등 2t 가량의 서류를 고물상에 '14만 원'에 팔아 넘겼다가 뒤늦게 이를 회수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작성한 원본 서류는 본사에서 모아서 폐기하고 사본은 본사 관리 하에 대리점에서 소각 또는 파쇄하도록 관리하고 있지만, 처리 과정에서 관리를 제대로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원래 규정대로라면 사본도 대리점에서 보관하지 못하지만, 본사나 판매처와 정산 문제 때문에 대리점에서 임의 보관하는 게 현실이다.
전국에 있는 수천 개의 대리점에서 제때 파기하지 않고 쌓아 놓고 있는 개인 정보 서류는 해당 대리점이 문을 닫거나 장소를 옮길 때 언제든지 분실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수많은 대리점을 일일이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 이번 일이 벌어지게 됐다"며 "처음 있는 일이라 영업본부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무더기로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일은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지만,작년 8월에는 고객 수십만 명의 개인 신용정보를 불법으로 빼내 영업에 활용했던 모 이동통신 영업 대행 업체 직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되는 일도 있었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가입 때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법의 허점은 최근 여러 차례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휴대전화를 개통하면서 대부분 가입자에게 개인 신용 정보를 조회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는다.
이렇게 조회 기록이 남은 신용정보는 금융기관에도 그대로 통지된다.
업체들은 조회 기록이 개인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일선 금융기관에서는 어떤 목적으로 이동통신사가 조회를 했는지까지 판단하지 않고 있어 신용 등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 국회에서 논란 끝에 재논의하기로 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휴대전화 감청을 허용한 기존 안을 큰 틀에서 유지하게 된다면, 이동통신 업체들은 개인의 신용 정보는 물론 통화 내용까지 틀어쥐는 셈이 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