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잠재적 대선 예비주자로 꼽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범여권 대통합에 동승할 것인지, 아니면 하차할 것인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탈당그룹이 범여권 대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 전 장관이 대통합 신당에 참여해선 안된다는 '비토 정서'가 범여권 각 정파 내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열린우리당 해체를 내세운 중도통합민주당 내에서는 백번을 양보해도 유 전 장관만은 함께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유시민 비토론'은 유 전 장관이 과거 우리당 내에서 친노 성향의 개혁당 그룹을 대표해 왔고, 개혁-실용 노선투쟁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는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당 내에선 유 전 장관이 향후 대통합 신당 창당과정에서 스스로 빠져줬으면 하는 기류가 강하다.
유 전 장관이 대통합 신당참여를 선언할 경우 이른바 '도로 우리당'의 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통합민주당과 탈당그룹 내 반 유시민 정서를 자극해 범여권 통합의 걸림돌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당 내부에선 유 전 장관 거취 문제를 공론화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우리당의 핵심 당직자는 "유 전 장관의 거취문제로 논란이 벌어질수록 통합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더구나 "유시민은 우리당 사수파"라는 범여권 일각의 기대와는 달리 유 전 장관이 대통합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향후 유 전 장관 거취문제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예상된다.
당사자인 유 전 장관 자신은 거취와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가까운 한 의원은 "유 전 장관은 대통합에 합류할 것"이라고 단언한 뒤 "대통합을 하자면서 누구는 빠지고, 누구를 빼고 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장관도 4일 희망부산 21 초청강연에서 대선출마 문제와 관련, "무소속이 아니라면 어딘가 마당(정당)이 있어야 하는데, 마당이 없는 상황에서 출마하겠다는 게 이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신당이 만들어지면 유 전 장관도 메이저리그에서 대권에 도전하지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싶어 하겠느냐"며 유 전 장관의 대통합 신당합류 후 대권도전 시나리오를 점쳤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의 한 의원은 "친노의 핵심이 유 전 장관"이라며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장관이 유 전 장관을 거부할텐데 같이 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당그룹 소속 한 의원은 "유 전 장관 비토론은 정서적 측면이 강해 명분이 없다. 노선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정치적으로 겨뤄 승부를 보는게 올바른 자세"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