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의 경부운하 검토와 관련한 경찰 수사의 초점은 이 검토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개입 하에 이뤄졌는지 여부다.
시정연이 2006년 2월 말~3월 초 서울경제연구원과 세종대 경제통상학과의 배모.
이모 교수 등 3명에게 '수도권 물류 개선을 위한 경부운하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맡긴 것이 이 전 시장의 대선 공약 개발 차원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 이 시장의 직·간접적 지시로 이 연구가 이뤄졌거나 이 과정에 서울시의 출연기관인 시정연 직원이 개입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은 우선 경부운하 연구가 서울시의 각종 정책 개발을 담당하는 시정연의 본래 기능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국책 연구기관도 아닌 시정연이 굳이 경부운하의 타당성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 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정연 측은 "2004년부터 자체적으로 수행해오던 '수도권 대물류 체계 개편 방안'의 연장선상에서 이 연구용역을 외부에 의뢰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의혹의 배경은 연구용역이 수행된 시점이 이 전 시장이 임기 종료를 얼마 앞둔 시기라는 점이다.
당시 이 전 시장 본인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일이 없지만 청계천 복원의 성공적 마무리를 전후해 그는 유력한 대선 후보로 언론 등에 거론됐고 이 전 시장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경부운하는 또 청계천 개통을 앞둔 2005년 9월 이 전 시장 스스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꺼내놓은 '카드'였다.
물론 이 전 시장은 이에 앞서 초선 국회의원이던 1996년 대정부 질문에서 '경부 운하가 건설되면 물류 비용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경부운하를 처음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연구용역 발주 당시 시정연 원장이었던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과 연구용역을 맡았던 이·배 교수가 이명박 캠프에 합류하고 있어 과연 경부운하 검토가 순수한 서울시 정책 연구의 일환이었는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의혹들을 해소하려면 당시 경부운하 타당성 검토가 누구의 지시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시정연 측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르겠다", "수사가 진행 중인 민감한 사안이라 말하기 힘들다"며 답변을 회피하거나 아예 연락이 두절된 상태여서 궁금증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