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사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재떨이가 설치돼 있을 정도로 흡연자들에게 관대한 문화가 형성돼 있는 이집트가 금연법을 제정해 담배 추방 운동에 나선다.
이집트 하원은 병원, 학교, 관공서 등 공공건물 내에서의 흡연을 규제하는 금연법안을 가결했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이 법안은 상원의 심의를 거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재가하면 발효하게 된다.
이집트 정부가 뒤늦게 금연법을 도입하려는 것은 각종 통계를 통해 흡연실태의 심각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집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집트의 흡연인구는 해마다 9%씩 증가하고, 흡연에 관계된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연간 3만4천 명에 달한다.
또 어린이 흡연문제도 심각해 담배를 피우는 12세 이하 어린이가 50만 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구 7천 200만 명인 이집트의 연간 담배 소비량은 약 190억 개비로 추산되고 있다.
금연법안은 공공건물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50∼100파운드(약 2만 원)의 범칙금을 물리고, 흡연을 막지 못한 건물주에게는 2만 파운드(약 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벌금액은 대학을 갓 졸업한 보통 샐러리맨들의 한 달 봉급이 700∼800파운드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과중한 것이다.
이집트를 비롯한 이슬람권에서는 종교적으로 음주를 금지해 흡연인구 비율이 다른 문화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담배 피우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파트마 후세인은 사무실이나 버스 안에서 흡연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면 오히려 핀잔을 듣는 게 현재 이집트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라며 금연법 제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