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주 금요일은 공연과 영화 소식을 번갈아 전해드리고 잇습니다. 오늘(22일)은 문화과학부 조지현 기자와 눈길을 끄는 공연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첫번째 소식은 연극이네요, 제목이 '사랑과 우연의 장난', 어떤 작품인가요?
<기자>
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공연되는 작품입니다.
화면 보면서 말씀드리죠.
연극 '사랑과 우연의 장난'은 과거 프랑스 귀족사회가 배경입니다.
'연애 심리희극의 창시자'라고도 불리는 작가 피에르 마리보가 18세기에 쓴 작품인데요.
상대방의 사랑을 시험해 보기 위해 신분을 속여 하인 행세를 하는 두 귀족 남녀와, 이들 대신 귀족 노릇을 하게 된 두 하인이 각자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관객들이 훔쳐보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현대 한국 사회와 떨어져 있지만, 주제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게 연출가 임영웅 선생의 설명입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신분과 계급을 따졌듯이, 요즘은 사회적 배경과 재산으로 사랑을 저울질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진정한 사랑을 찾으려는 주인공들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겁니다.
'희극은 웃기는 게 아니라 배우는 매우 진지한데 보는 이가 웃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작품에서 그런 희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배우 김석훈 씨가 TV에서 돌아와 오랜만에 무대에 섰고, 조연들의 안정되고 감칠맛나는 연기가 극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공연이 끝난 뒤 연출가와 대화의 시간도 마련된다고 합니다.
<앵커>
조지현 기자, 두번째로 소개할 작품 역시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네요.
'한여름 밤의 꿈', 셰익스피어 작품 아닙니까?
<기자>
네, 셰익스피어를 한국식으로 멋지게 바꿔 찬사를 받아온 작품인데요, 이번에 재공연에 들어갔습니다.
'요정의 장난으로 벌어지는 사랑의 소동'이라는 이야기의 큰 틀은 원작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등장인물과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요정 대신 한국 전통의 도깨비가 나오고, 사랑에 빠지는 네 남녀의 이름은 우리 전통 별자리에서 따왔습니다.
타악기를 중심으로 한 전통 음악에 춤과 노래가 더해져, 관객들은 신비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셰익스피어의 새로운 해석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국내 22개 도시를 비롯해 해외 16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고, 지난 해에는 한국 최초로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 초청돼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금, 토, 일요일에 외국인을 위한 영문 자막도 제공된다고 하는데요, 지금껏 번번히 놓치고 못보셨던 분들에게는 이번 여름이 또 한번의 기회일 것 같습니다.
<앵커>
다음 소식은 어떤 거죠?
<기자>
네, 디지털 기술과 공연을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입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고양문화재단과 카이스트가 함께 만든 이번 작품의 제목은 '신타지아'입니다.
'융합'과 '환상'이라는 말의 합성어인데요.
제목처럼, 문화기술이 무대예술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배우와 무대, 공연장과 관객 등 공연의 구성 요소를 얼마나 디지털이 대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 보는 자립니다.
지금 보시듯이 무용수가 무대에서 춤을 추면, 옆쪽 스크린에 무용수의 움직임을 따라하는 영상이 나타나는데요,
모션캡처 기능을 이용해 배우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입니다.
무대 배경은 여러 개의 스크린과 프로젝트를 활용해 만들었고, 지향성 스피커를 이용해 한 공연장 안에 있는 관객이라도 서로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공연 중에 관객들이 휴대전화로 참여하는 순서도 마련이 됐는데요, 디지털 기술이 다른 공연에 부분적으로 이용된 적은 있어도 이렇게 50분 동안 디지털 플레이로만 이뤄진 공연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합니다.
예술적인 완성도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앞으로 보완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