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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사전선거운동 판단 유보' 이유는?

고육지책 결정…'경고 메시지' 성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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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가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정치관련 언급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은 선거운동으로 볼 소지가 농후하지만 현 단계에서 법 위반이라고 결정하긴 어렵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등 정치권과 다수 여론의 잇단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강한 비판과 노 대통령의 '모호한 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지난 7일 결정에 대한 정면 반박 사이에서 내려진 `고육지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선관위측이 향후 이 같은 성격의 발언이 되풀이 될 경우, 사전선거운동 관련 부분에 대한 적극적 해석이 뒤따를 가능성을 경고한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선거운동으로 단정짓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차후에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며 "한마디로 지난 7일 선관위 결정보다 강력한 조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선관위의 이날 결정은 지난 7일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연설에 대해 선관위가 내렸던 선거법 위반결정 때보다 한층 제재의 수위가 올라간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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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7일 노 대통령의 연설이 선거법 9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지만 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금지조항을 위반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은 물론 선거법 254조의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소지가 강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지난번보다 노 대통령에게 강한 경고의 뜻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선거법상 중립의무 위반은 별도 처벌조항이 없지만 사전선거운동 금지조항의 경우 위반시 2년 이하 징역과 4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해 한층 강한 처벌수위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이번 결정은 사전선거운동 위반소지가 있다는 선관위의 판단이 노 대통령에게 정치적 경고의 의미를 줄 순 있겠지만 법적 조치면에서는 지난번 결정과 비교해 선거중립의무 준수요청이 준수촉구로 바뀐 것 외에 별반 다를 바 없다는 반론도 있다.

선관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사전선거운동 금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의 복합성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선거법 58조는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판례상 선거운동인지를 판단하려면 당선 또는 낙선되게 하려는 목적성이 분명해야 하고 목적성 판단을 위해 계획된 발언인지, 의도성이 있는지, 반복적, 계속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여부를 따지도록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선거운동이 성립하려면 특정 후보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분명하고 이런 목적을 지닌 발언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위법 심사대에 오른 노 대통령의 발언만으로는 이 기준에 부합할 만큼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긴 어려웠다는 결론인 셈이다.

다만 선관위는 "다음에 유사사례가 발생할 경우 이번 건까지 포함해서 사전선거운동 여부를 판단하겠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위법의 경계선에 와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해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라 선거법 위반소지가 다분하다는 함의를 지닌다는 측면을 강조했다.

선관위가 발표문에서 "재차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우리 위원회는 다가오는 대선이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엄정한 법 집행을 재삼 다짐함과 아울러 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결의했다"고 밝힌 대목은 이런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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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결정은 선관위 관계자조차 "매우 예외적인 결정"이라고 말할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선관위가 지나치게 정치권을 의식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지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추후 노 대통령의 정치적 언급을 제한하는 효과는 거두겠지만 '위법이면 위법, 적법이면 적법'이라는 식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함으로서 위법 시비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기는 커녕 더 큰 논란의 소지만을 제공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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