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내용의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HR-121) 통과가 눈 앞에 다가왔다.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중 하나인 하원 외교위원회의 랜토스 위원장은 16일 로스앤젤레스 윌셔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금모금 후원회에 참석, "위안부 결의안을 26일 외교위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며 "여성 인권 문제인 위안부 결의안을 나 역시 지지하고 있는 만큼 큰 표차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랜토스 위원장은 "위안부 문제는 지금껏 해결되지 않고 있는 여러 인권 이슈들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며 그동안 인권 문제를 다뤄온 사람으로써 중요하게 여기고 추진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한국 여성이 받은 고통에 대해 오랫동안 정의가 실현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위안부 결의안 채택의 첫번째 관문인 외교위원회의 의사봉을 쥐고 있는 랜토스 위원장은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나치대학살)' 생존자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일제 위안부 만행을 누구보다 심각한 문제로 느끼고 결의안 채택을 적극 지지할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안부 결의안에 대해 다소 신중한듯한 태도를 보여왔으며 이번처럼 결의안에 명백한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었다.
또 일본측이 랜토스 위원장을 상대로 집중적인 결의안 반대 로비를 벌인다는 소문이 나돌아 그의 입장 표명은 커다란 관심사였다.
이런 상황에서 랜토스 위원장이 26일 결의안 공식 상정 방침을 공개하고, 적극적인 지지 의사와 함께 큰 표 차로 통과될 것이란 기대까지 밝혀 외교위 통과 전망을 밝게해주고 있다.
랜토스 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평생 인권 증진에 헌신해왔음을 강조하며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게 내 임무"라고까지 강조, 이 문제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내비쳤다.
게다가 이미 결의안 공동발의 의원 수가 140명에 달한 점까지 감안하면 결의안은 이변이 없는 한 이달 내에 외교위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안부 결의안이 일단 외교위에서 가결되면 하원 본회의 통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성인 낸시 펠로시 랜토스 하원의장은 위안부 결의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회 소식통들에 따르면 랜토스 위원장은 펠로시 의장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결의안을 정식 상정할 것으로 관측돼왔다.
랜토스 위원장이 외교위 상정 날짜를 26일이라고 공개한 것은 이미 펠로시 의장과 하원 본회의 처리일정에 대한 협의를 마쳤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의안 발의자인 마이크 혼다 의원의 대니얼 콘스 대변인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혼다의원이 의원들과의 협의를 계속하고 있음을 전하면서 "혼다 의원은 결의안이 반드시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측은 위안부 결의안의 미국 의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거센 반대로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내용을 담은 워싱턴 포스트지 전면 광고까지 내며, 반대활동을 노골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측의 이같은 반대 로비에도 불구하고 펠로시 의장이나 랜토스 위원장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단호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일본측의 터무니없는 반대 주장은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위안부 동원에 강압성이 없었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으로 미국 내 비판 여론이 들끓은데 이어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워싱턴 포스트지 광고 역시 분노 여론을 촉발시켜 결의안 통과에 유리한 분위기를 만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한인사회의 강력한 의지와 협력이 뒷받침되면서 결의안 통과는 드디어 가시권 안에 들어오게 됐다.
하지만 결의안이 최종 통과될 때까지 방심해서는 안되며, 막바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캘리포니아 121 추진 연대'의 윤명현 간사는 "랜토스 위원장이 결의안을 책임지고 전체 회의까지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혀 통과가 유력시 되지만 이제부터야 말로 동포 사회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통과에 필요한 218명의 의원을 설득해야 하고 일본의 로비는 더욱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정지원 등 뜻있는 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