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트렌스젠더 연예인 하리수(32)씨는 아이를 입양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트렌스젠더가 입양한 사례는 없었기에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적어도 실정법상으로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보건복지부가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해 올해 1월부터 까다로운 입양자격 요건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의 시행규칙에 들어있던 `혼인 중일 것'이라는 규정을 전격 삭제해 독신자도 입양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독신가정이 현대사회 가정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독신자라도 아동을 건강하게 양육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입양이 가능한 세상에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하리수씨는 당연히 법적으로 입양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하리수씨는 적어도 3년 간은 아이를 입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복지부와 홀트아동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등 국내 대표적 입양기관들 등에 따르면 이들 입양기관들은 국내 입양을 주선하면서 내부적으로 엄격한 자체 규정을 정해 관행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보통의 입양절차는 입양신청이 들어오면 일차로 양육계획서를 살펴본 뒤 입양기관의 담당자가 현지 실사작업에 착수해 입양신청자의 가정을 여러 차례 방문해 과연 아이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는지 경제적, 정신적, 정서적, 가정적 상태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온전하다고 여겨질 때에야 비로소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가운데 입양기관이 적용하는 한 가지 잣대는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는 아이를 입양시키지 않는다는 것.
입양신청 부부가 적어도 3년 이상은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아동복지팀 관계자는 "한 번 버림받은 아이에게 두 번 상처를 줄 수 없기에, 게다가 아이의 평생이 걸린 문제이기에 입양기관은 매우 신중하게 입양 여부를 저울질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입양기관이 자체 시행하고 있는 이런 내부규정을 감안할 경우 결혼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하리수씨가 아이를 입양하려면 적어도 3년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리수씨는 입양의사만 언론에 내비쳤을 뿐 아직까지 국내입양기관에 입양신청서를 제출하지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