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검증 문제를 놓고 전면전에 돌입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상대방에 대한 새로운 '검증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물론 신선한 검증거리를 물색하는 움직임은 "이 전 시장의 문제점을 샅샅이 해부하겠다"며 연일 검증 공세를 벌이고 있는 박 전 대표 캠프가 더욱 적극적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제 시작일뿐"이라며 이 전 시장과 관련한 추가 의혹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면서 적절한 공개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반면, 사실상 '수비'로 일관해온 이 전 시장 측은 '네거티브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박 전 대표의 약점에 대한 자료를 적지않게 수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표 측은 당분간 BBK 관련 의혹을 지속적으로 파헤치는 한편, 이 전 시장 큰형인 이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가 대부분의 주식을 소유한 '다스(현대차 부품 납품회사)' 관련 의혹을 다음 검증카드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의 차명재산 보유 의혹의 첫 타깃이 된 다스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이상은 씨가 설립 당시 이미 고령이었고, 김재정 씨는 30대에 불과했기 때문에 수십억 원의 자본금을 동원할 자금력이 없었다"면서 사실상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시장으로 지목하고 있다.
BBK가 다스로부터 190억 원을 투자받은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다스와 이 전시장의 관계가 규명돼야 한다는 게 박 전 대표 측의 주장이다.
또 이 전 시장의 재산 190억 원이 스위스은행 비밀금고에 도피돼 있다는 '설'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신빙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 전 시장과 BBK 대표 김경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한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1일 후보등록이 예정된 만큼 당장 추가자료를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 전 시장 캠프의 공식 입장은 검증은 당내 기구인 검증위에서 비공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과 캠프 고위 관계자들이 네거티브 공세에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일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형준 대변인은 "검증은 당내 검증위에서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도 최근 캠프 관계자들에게 "말조심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캠프내 일부 강경론자들은 "설사 카드를 꺼내 들지는 않더라도 만반의 준비는 다 해놓아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도덕성 및 재산 의혹과 베일에 가려진 사생활에 관련한 설들을 수집하며 응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전 시장 캠프에서 '박근혜 X파일' CD를 입수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을 정도다.
이 전 시장 측 내부에서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박 전 대표 관련 의혹들은 주로 박 전 대표가 대표자 자격으로 운영했던 정수장학회와 육영재단, 영남대 등과 관련한 비리 가능성 등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의 정수장학회 강탈 의혹과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의혹, 1970년대 구국봉사단 등에서 활동했던 고 최태민 목사와 박 전 대표와의 사적 관계, 최 목사의 권력형 비리 의혹 등도 관심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만약 이 전 시장 캠프에서도 박 전 대표 측의 검증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맞불'을 놓기 시작할 경우 양측은 단순히 대선후보 자격에 대한 검증 공방을 넘어 정치 인생 자체를 건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특히 두 주자의 은밀한 사생활과 관련된 의혹들까지 양 캠프가 서로 들춰내기를 시작할 경우 개인적 명예와 자존심이 걸린 법정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