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이 유치하긴 하지만 꿈에 그리던 역을 맡았습니다."
지난해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정자 역을 맛깔스럽게 연기했던 배우 추상미(34)가 8일부터 방송하는 SBS 새 금요드라마 '8월에 내리는 눈'(극본 마주희, 연출 윤류해)으로 다시 안방을 찾아온다.
이혼녀와 미혼부의 극적인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추상미는 아이를 뺑소니 사고로 잃은 뒤 바람난 남편과 이혼하는 상처 많은 오반숙 역을 맡았다.
7일 오후 목동 SBS에서 열린 '8월에 내리는 눈' 제작발표회에서 추상미는 이 비운의 캐릭터에 대해 "바닥까지 떨어지는 역이라 배우로서 데미지는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장 매력적인 역"이라고 말했다.
"대본을 받아든 순간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드라마의 모든 캐릭터가 살아 있고 쉽게 사랑을 하는 세상에서 어렵게 어렵게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얻기 힘든 것인지를 알려주는, 간절하고 진실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 드라마의 설정이 주는 무거운 분위기에 대해 "전혀 무겁고 칙칙 한 드라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남녀가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이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그 과정이 무척 재미있어요. 웬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부럽지 않게 둘의 사랑이 흥미진진하게 엮여집니다."
드라마에서 그의 상대 한동우 역은 탤런트 조동혁(30)이 맡았다.
한동우는 아내 가 사채를 못 이겨 젖먹이 아기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가면서 졸지에 미혼부가 된 남자.
한동우와 오반숙은 헬스클럽의 강사와 청소부로 만나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사 랑을 키우게 된다.
"오반숙은 가슴에 큰 돌덩이를 묻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사랑은 사치라고 느꼈고 사랑이 찾아와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였는데 어처구니없게도 6살이나 연하의 남자를 만나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엄청난 비밀과 함께 파국을 예고한다.
오반숙의 아이를 죽인 뺑소니범이 바로 한동우인 것.
또 아이를 버리고 도망간 한동우의 아내가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오반숙의 남동생과 사랑에 빠지면서 등장인물 모두가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추상미는 "나 자신이 아기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역을 맡으면서 많은 고민 을 했다"면서 "물론 고민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성애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참 재미있는 것이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배역을 맡아도 계속 상상을 하게 되면 주어진 상황이 믿어지게 되요.
이번에도 오반숙 역을 맡으면서 이 여자의 엄청난 상황을 계속해서 상상하며 그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 하지만 그가 엄마 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그의 말은 겸손으로 다가온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열세 살 수아'에서도 그는 13살 소녀의 엄마 역을 맡았고, '사랑과 야망'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로 등장했다.
추상미는 이번에도 예쁜 모습의 드라마 여주인공들과는 거리를 둔다.
'사랑과 야망'에서는 풍파를 겪는 철없는 정자를 연기하며 촌스럽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다.
"가장 진실한 감정을 표현할 때 가장 예쁘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 단순히 예쁘게 보이려고 하면 그것은 가볍게만 보일 뿐이죠.
배우로서 인간적인 모습 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에서 나중에는 저도 예뻐저요(웃음)."
한편 '헤드윅'에 출연 중인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추상미는 "아직 결혼 날짜를 잡지는 않았다"면서도 "결혼 준비는 이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8월 이후로 모두 미뤄놓았다. 사실 준비라고 할 것도 없다"며 싱긋 미소지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