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다음달 열릴 국제수로기구(IHO) 해저지명소위원회에 한국과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수역에 위치한 4개 해저지명은 등재신청을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명백히 한국측 EEZ내에 위치해 일본측과 논란을 벌일 가능성이 적은 나머지 10개 해저지명에 대한 등재 신청 여부도 신청 마감 시한인 한국시간 10일까지 더 검토한 뒤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7일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저지명이 결정되려면 일단 IHO 해저지명소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하며 희망국은 IHO 해저지명소위원회 개최 한 달 전에 지명 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IHO 지명 소위는 다음달 9일 모나코에서 열린다.
고위 소식통은 8일 우리 정부의 입장과 관련, 8일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기는 방안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를 살리면서 기술적 어려움을 피해가는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식 동해 해저지명 14개가 IHO에 등재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지만 승산없는 선택을 했다가 등재되지 못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장일치제로 의사결정을 하는 IHO 해저지명소위원회에는 일본인 위원이 참여하고 있어 일본측이 채택에 이의를 제기하는 해저지명은 등록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정부가 등록을 준비 중인 14개 지명 중 양국이 주장하는 EEZ가 중첩되는 수역 안에 자리한 것은 울릉분지·이사부해산·한국해저간극·해오름해산 등 4개다.
이 중 울릉분지(현재는 '쓰시마 분지'로 등록)와 이사부 해산('순요퇴'로 등록)의 경우 이미 일본 식 이름이 붙여져 있어 신청시 '지명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14개 지명을 모두 등록 신청하는 방안 ▲한·일이 주장하는 EEZ가 겹치는 해역에 자리한 4개 지명을 제외한 10개 지명을 우선 신청하는 방안 ▲신청 자체를 뒤로 미루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해왔다.
정부는 당초 지난 해 6월 열린 IHO 소위에 한국식 해저지명을 등록할 계획이었으나 일본이 소위에 두 달 앞선 4월 이를 문제삼아 한국이 주장하는 EEZ 안에서 수로탐사를 추진함에 따라 양측이 일촉즉발의 갈등을 빚었다.
결국 양측은 외교차관간 협의를 거쳐 일본의 수로탐사 계획과 우리의 해저 지명 등록 계획을 각각 유보키로 결정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