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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힘들 땐 안성기 선배 떠올린다"

드라마 '마왕' 제작진, 일본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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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일본 오사카에서 2천여 명 규모의 팬미팅을 성황리에 마친 '엄포스' 엄태웅이 3일 오후 도쿄 미나토구의 메르파크도쿄에서 1천500명의 팬이 운집한 가운데 '엄태풍 팬미팅'을 성대하게 개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KBS 드라마 '부활'을 방영한 위성채널 소넷(So-net)TV는 올 10월 드라마 '마왕' 방송을 앞두고 이날 박찬홍 PD와 김지우 작가, 그리고 주인공 엄태풍을 초대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드라마 '부활'이 시청자의 뜨거운 요청으로 재방송에 이어 지역방송까지 확대되는 등 일본 내에서도 인기를 얻는 사실에 대해 박찬홍 PD는 "인간의 본질을 그린 작가와 엄태웅의 열연이 여러분의 가슴에 와 닿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김지우 작가는 "드라마 속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이란 대사처럼, 영상 속에 감춰진 상징과 복선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면서 "한국에선 '복습하는 드라마'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보면 볼수록 재미가 더해가는 점과 1인2역을 훌륭하게 해낸 엄태웅의 열연이 여러분의 가슴을 울리고 움직이지 않았는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엄태웅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신 팬들에겐 색다르고 특별한 드라마일 듯한데, 어느 나라에 가도 잘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본에서 좋아하는 이유와 어떤 점이 좋았는지 도리어 묻고 싶고 궁금하다"고 반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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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는 김지우 작가는 "하은이 정말 살아서 가는 것인지 죽어서 저승에 가는 것인지 논란이 있었는데, 자신이 새로운 삶을 발견하고 누나가 기다리고 있는, 자신이 돌아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는 주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찬홍 PD는 "마지막 클로즈업 앞에 등장하는 까치 두 마리의 비상 장면을 찍기 위해 20번 정도 NG를 냈다"며 "신혁과 아버지의 영혼이 하은의 새로운 삶을 축복하는 재생과 부활의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엄태웅은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의 심경과 촬영 과정의 느낌을 이렇게 설명했다.

"해보고 싶었던 역이었지만, 막상 감독님께서 제의하시니 겁이 벌컥 나더군요. 숨을 데가 없는 곳에 벌거벗은 알몸으로 있는 기분이었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는데, 촬영에 들어가자 하나씩 하나씩 본능적으로 와닿기 시작해 편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밀린 방학숙제를 하는 학생처럼 매번 긴장을 늦출 수 없었죠. 큰 산을 넘은 느낌입니다. 또 까치가 등장하는 장면은 훈련시킨 게 아니라 자연 속에서 있는 그대로를 포착했는데, 당시엔 NG가 난 까닭을 모른 채 내 연기가 잘못된 줄 알고 무척 불안했습니다."

드라마 '마왕' 제작에 대해 박찬홍 PD는 "'부활'의 성공이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김지우 작가는 "복수를 당한 자들의 고통을 통해 사랑만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부활'에 비해, '마왕'은 복수를 하는 사람과 복수를 당하는 사람 모두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시청자들은 어떤 인간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고 지지하는지 질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부활'에 이어 '마왕'에서도 엄태웅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박찬홍 PD는 "여러분이 감독이라면 안 쓰겠느냐?"고 반문하고 나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갖추고 이를 적절히 소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다시 한번 엄태웅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엄태웅이 열연한 강오수의 이름은 복수를 통해서 진실을 찾아가는 고통, 즉 자기 자신을 파멸로 몰아가는 인물을 암시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에서 따왔다고 설명한 뒤 "엄태풍은 '마왕'에 출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며 최적의 캐스팅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좋은 작가의 글과 믿을 수 있는 감독의 제안이라면 어떤 배우라도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엄태웅은 "감독님이 '부활' 이후 힘들어할 때 전화로 걱정하지 말고 주어진 역에 충실하라고 격려하고 응원해 주셨다"며 "그런 고마움과 선택의 기회까지 주신 감독이기에 다른 배우가 하기 전에 선뜻 응했다"고 덧붙였다.

존경하는 배우로는 "연기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훌륭한 안성기 선배를 좋아한다"면서 "배우를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 가끔 불안할 때 안성기 선배님을 생각하면 그렇게 될 자신은 없지만 항상 존경스럽게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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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엄태웅과 호흡을 맞출 여배우를 소개해 달라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박찬홍 PD는 "이름은 밝히지 못하겠지만, 한국 최고의 여배우가 해야 될 것 같다"고만 대답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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