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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기강해이 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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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한 간부가 지인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린 뒤 잠적하는 일이 발생, 파문이 일고 있다.

산은에서는 2004년에도 한 직원이 직장 동료와 친지 등으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 증권투자로 날린 뒤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내부 통제를 강화한 바 있으나 3년만에 비슷한 사건이 다시 일어난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공기업 감사들의 '외유성 출장' 파문과 '낙하산 인사' 논란, 지나치게 높은 연봉 등으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K(53) 지점장은 2005년께부터 고등학교 및 대학동문, 친지 등 지인들로부터 돈을 끌어들인 뒤 개인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다가 지난달 갑자기 은행에 사표를 내고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끊었다.

피해자들은 사기 혐의로 지난달 말 그를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했으며 산은도 K씨를 보직해임한 뒤 곧바로 자체 특감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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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자체 조사 결과 K씨가 은행업무와 전혀 상관없이 주변인들과 개인적인 금전거래를 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K씨를 조만간 파면할 예정이다.

K씨가 끌어들인 구체적인 자금 규모와 용처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으나 대략 수십억원에 이르며, 피해자들은 K씨가 이 자금으로 증권투자를 하다가 원금을 손실한 뒤 잠적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2006년 5월 산은에서 펀드상품 출시를 담당하는 신탁부장을 역임한 뒤 올해 2월 승진하면서 모 지역 지점장으로 일해왔다.

이에 앞서 2004년에도 산은은 비슷한 일을 겪었다.

당시 산은의 자본시장실에서 근무하던 A차장이 수년간 동료 60여명과 친지 등 110명으로부터 58억원을 받아 주식, 선물, 옵션 등에 투자해오다 대부분 날린 뒤 잠적, 파장이 일었다.

특히 A씨에게 돈을 맡긴 이들 가운데는 산은의 부.점장 뿐 아니라 본부장, 검사부 직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었다.

산은은 당시 주식투자 사건에 연루된 부서장급 간부 8명을 보직 해임했으며, 그 사건을 계기로 근무시간 중 주식사이트의 접근을 차단했다.

또 근무기강 점검 및 윤리교육 강화하고 정기적인 직원 모니터링 실시, 준법감시 강화 등 내부통제체제를 정비해 재발방지를 하겠다고 천명했으나 3년 만에 이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이다.

산은은 21일 해명자료를 내고 "당행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피해자 여러분께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또 업무수행 과정에서 미공개 투자정보를 접할 수 있는 부서 직원들에 대한 유가증권계좌 신고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감찰 활동과 준법교육도 강화해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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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산은은 이달 초 임원승진에서 누락된 현업부서의 부장급 직원 40명을 전국 40개 지점에 내부통제역으로 발령내 감시감독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중요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산은의 특성상 직원들이 각종 유혹에 많이 노출되는 것 같다"면서도 "국책은행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기강이 해이해져 있는 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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