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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사의 워싱턴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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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싱턴에 한국 정치인의 방문이 부쩍 늘었습니다.

우리나라 대선을 앞두고 대선전에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하려는 국회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워싱턴을 방문하는 한국 정치인들의 동선은 천편일률입니다.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거의 모두 만나는 것 같습니다.

힐 차관보가 한국 정치인 일일이 다 만나려면 언제 일하나 싶을 정도입니다. 오는 분들은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라이스 장관 일정을 빼기는 쉽지 않고, 대부분 힐 차관보를 만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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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나 SAIS 등 한반도 관련 연구소 사람들도 단골 인사들입니다. 이른바 한반도 전문가들이죠.

이렇게 한바퀴 돈 정치인들은 또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자청합니다.

북핵 문제와 6자회담, 한미 FTA 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나누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들은 힐 차관보로부터 6자회담, 특히 BDA 문제 해결 진행상황에 대해 중요한 말을 들었다고 전합니다. 대부분 워싱턴 특파원들이 몇주전부터 기사를 쓴 내용들이라 기사거리가 될 사안은 없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한국 정치인들의 워싱턴 방문은 특파원 사이에 '별 영양가 없는 기사거리'가 돼 버렸습니다. 만나는 사람도 똑같고, 하는 말도 비슷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런 와중에 정우택 충청북도 지사가 워싱턴을 방문했습니다.

누구누구를 만났다는 말 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캐나다의 토론토를 방문해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을 비롯한 2개 기업과 투자양해 각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영국 톰킨스 그룹(Tomkins PLC)의 자회사로 엔진과 크랭크등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캐나다 스택폴(Stackpole)사가 한라그룹과 합작, 1차로 6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스택폴사는 매출액의 3%를 차세대 혁신기술에 투자해오고 있는 연구개발 역량이 뛰어난 기업입니다.

특히 고유기술인 '소결기법'은 금속덩어리를 절삭해 가공하는  과정을 거치는 지금까지의 부품 제조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 첨단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속분말을  압축해 성형한 뒤 열처리로 강도를 높이는 기술이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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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상용화되면 국산 자동차도 곧 6단 자동변속기 장착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충청북도에 투자를 확정지은 캐나다 기업은 또 있습니다.

'인코' 라는 회사입니다. 니켈과 구리 등 비철금속 광물을 이용해 2차 전지와 자동차 부품에 소요되는 특수 소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이 회사가 충북도에 1차로 7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MOU를 체결했습니다. 디젤엔진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사용되는 필터소재와 1차 가공품을 생산할 계획이랍니다.

인코사는 오는 8월 고려아연 그룹의 코리아니켈과 합작회사를 설립한답니다.

내년  말에 공장 건축을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2010년부터 점진적으로 투자를 늘려 2015년부터는 1차투자의 여섯배에 달하는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고 충북도는 밝혔습니다.

충북도는 지난 일년 동안 하이닉스 반도체를 비롯해 14조원의 기업투자를 유치했다고 자랑했습니다.

이제는 외자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는 겁니다. 충북 오송을 BT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이런 환상적인 투자 유치가 얼마나 충북도를 발전시키는데 직접 연결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교류협력과 경제발전을 위해 뛴다는 지자체의 워싱턴 방문은 일단 신선합니다.

미국 정부와 지식인들을 향해 아무리 '한미동맹' 구호를 외쳐봐야 실질적인 움직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구심만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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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지사는 "충북도를 '경제특별도'로 만드는데 사활을 걸었다"고 말했습니다.

충북을 '경제특별도'로 만들려면 내자 유치 뿐 아니라 외자 유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국을 자주 방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당수 특파원들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워싱턴을 방문한다면 기사로 적극 반영하겠다. 솔직히 방문 목적이 뭔지 애매모호한 정치인들만 만나다가 눈에 보이는 실질 외교를 벌이는 지자체의 노력이 보기 좋다"

정치인들의 워싱턴 방문은 나름대로 다 명분과 목적이 있겠지만,  방문 비용이 사비가 아닌, 중앙정부나 국회, 혹은 지자체의 예산으로 충당된다면, 내가 낸 세금이 아깝지 않은 방문이라는 느낌을 받아야 하는건 당연한 권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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