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바람 좀 쐬고 오라고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 서울 중랑구 원묵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소방안전 교육을 받다 땅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은 오모(38.여) 씨의 남편 김모(41) 씨는 18일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오 씨는 17일 오전 아들의 학교에서 굴절형 고가 사다리차에 올라탔다가 24m 아래로 떨어져 양팔과 골반 등을 크게 다쳐 현재 서울 노원구 을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평소 학교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등 아들의 학교 생활에 관심이 많던 그는 이날 아침 녹색 어머니회에서 가는 일일여행에 참석할지 말지를 놓고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오 씨는 "집에 있으면 갑갑할 텐데 교외로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라"는 남편의 말을 듣고 다른 학부모들과 어울려 일일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정했다.
버스 출발시간인 오전 9시까지 학교에 도착하기엔 조금 늦은 감도 있었지만 오 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로 향했다.
그러나 도착했을 땐 이미 버스는 행선지로 떠 난 뒤였다.
집으로 돌아가려다 평소 안면이 있던 학부모들로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소방 안전교육이 있으니 함께 참관하자고 제안을 받은 오 씨는 이에 흔쾌히 응했다.
"버스는 놓쳤지만 소방안전 교육을 받고 낮 12시까지 집에 들어가겠다. 소방서에서 고가 사다리차를 태워준다더라"며 남편에게 귀가 시간과 오전 일정까지 알려줬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끔찍한 화를 당하게 될 줄 꿈에도 몰았다.
"갑자기 뒤집어졌다. 간신히 박스를 잡았지만 힘이 빠져서 손을 놓았고 떨어지면서 3번 정도 봉에 튕겼다"고 오 씨는 사고 당시 끔직했던 기억을 남편에게 털어놨다.
오 씨의 아들(10)도 운동장에서 엄마가 사다리차에서 운동장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놀라 집에 돌아와 종일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김 씨는 "그래도 아이 엄마가 얼굴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이가 엄마 얼굴을 본 뒤 지금은 많이 안정된 상태"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에 "그렇죠. 죽진 않았으니… 휴∼"라며 김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오후에 의료진과 상의해 아내를 서울대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