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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쩐의 전쟁', 드라마판 '타짜' 꿈꾼다

박신양 호연과 독특한 소재로 2회 만에 시청률 20% 돌파, 선정성 논란 불구, 돈에 대한 철학 제시하며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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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 "돈은 갚을 수 있을만큼만 빌려야 빚이 되지 않는다", "싸구려 사채업자는 오직 서류에 연연하지만 유능한 사채업자는 오직 인간 심사만 한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더니 드라마의 대사 역시 온통 '돈 돈 돈'이다.

이러한 '돈 이야기'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16일 첫 방송한 SBS 16부작 미니시리즈 드라마 '쩐의 전쟁'(극본 이향희, 연출 장태유)이 방송 2회 만인 17일 시청률 20%를 가볍게 돌파했다.

최근 방송된 드라마 중 최단 기간 시청률 20% 돌파 기록.

만만치 않은 인기 폭풍이 예고된다.

'쩐의 전쟁'의 이러한 인기는 지난해 전국 관객 670만 명을 모은 영화 '타짜'와 여러 가지로 비교돼 더욱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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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고, 각각 사채업과 도박판이라는 음지를 무대로 삼고 있으며,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이 성공을 위해 그 분야의 스승을 사사하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지는 점이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이 과정에서 엄연히 위법인 행위들이 자행되며 긴장감을 더해주는 점 역시 같다.

그러나 '타짜'가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성인 영화였던 반면 '쩐의 전쟁'은 15세 이상 청소년 관람가의 TV 드라마인 까닭에 그 같은 표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주인공이 출발은 불법 사채업으로 하지만 현재 양성화된 대부업처럼 마지막에는 양지로 나오게 되는 설정은 그 때문이다.

드라마판 '타짜'를 꿈꾸는 '쩐의 전쟁'의 인기 비결을 해부해보자.

◇"역시 박신양!"

'쩐의 전쟁'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80% 이상은 주인공 박신양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다.

심지어 "박신양이 나오지 않으면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신양의 비중이 극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2004년 SBS '파리의 연인'으로 시청률 50%를 넘나들며 돌풍을 일으켰던 박신양의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은 방송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1~2회에서 보여준 박신양의 연기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한마디로 저돌적이고 단단하며 '쫀득쫀득'하다.

'파리의 연인'에서는 말끔한 재벌 2세로 멋있는 모습만 보여줬던 그는 이 드라마에서는 5억 원의 빚을 남기고 자살한 아버지 때문에 500원도 아쉬운 거지 신세까지 됐다.

엘리트 펀드 매니저에서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 주인공 금나라의 분노와 슬픔, 절치부심 재기의 의지를, 박신양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과 박자를 척척 맞추며 능수능란하게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드라마는 '박신양의 원맨쇼'임에도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열연'은 기본이고 시청자의 감정까지 쥐락펴락하는 내공이 느껴진다.

◇어둡지만 흥미진진한 돈의 세계

돈을 받아내기 위해 신체포기 각서를 요구하거나 턱없이 높은 이자를 요구하고, 돈을 받는 과정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등의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그럼에도 돈이 급한 사람들은 불법 사채를 쓴다.

금나라의 아버지 역시 1억 원의 사채를 썼다가 이자가 4억 원까지 늘어난 경우.

이러한 불법 사채업의 세계는 그간 드라마에서 부분적으로만 다뤄졌다.

물론 주인공들은 사채의 피해자였고 이들 사채업자들은 엄연히 범죄자로 묘사됐다.

그런데 '쩐의 전쟁'은 주인공이 그런 불법 사채업에 뛰어들었으니 금기에 대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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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위험수위를 넘어설 경우 도덕성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단적으로 금나라가 죽은 사람에게 돈을 받아내기 위해 장례식장에서 시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빼오는 장면이나 구걸하기 위해 거짓 장애인 행세를 한 장면 등은 아슬아슬한 설정.

그러나 드라마는 주인공이 악덕 사채업자가 아니고 결국엔 양지로 나오게 된다는 설정을 안전장치로 삼아 금기의 영역을 흥미롭게 요리하고 있다.

'타짜'에서 조승우가 전설의 타짜 백윤식을 사사하기 위해 삼고초려한 것처럼, 박신양이 극중 '이건희보다 부자'라는 사채업자 신구의 대문 앞에서 비를 맞으며 밤을 꼬박 새우는 모습 등은 주인공의 강한 의지를 전하며 몰입을 이끌었다.

또 신구가 사채업을 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덕을 쌓는 모습은 그가 불법 사채업자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이 먼저다", "사채업자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등 신구가 내뱉는 말은 하나하나 바로 돈에 대한 철학이다.

◇빠른 전개, 매력적인 성공 스토리

'쩐의 전쟁'이 '타짜'와 비슷한 또 하나는 속도감 있는 전개다.

흥미 만점의 소재라 해서 여유 부릴 시간은 없다.

대표적으로 2회 첫 장면에서 박신양이 분노에 이글거리는 얼굴로 어머니의 장례식장을 걸어나와 곧바로 절 연못의 돌탑을 망치로 때려부수기까지 시청자들은 숨을 꼴딱 넘기는 것도 잊었을 것이다.

이렇듯 순식간에 흡입하는 빠른 전개가 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엘리트에서 거지로 급전직하한 금나라가 이를 악문 노력 끝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통속적일지언정 이 드라마의 추이를 계속 지켜보게 하는 마력을 발휘한다.

박신양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가 1~2회를 통해 바로 구축된 만큼 이제 그들은 그가 음지에서 나와 양지로 올라서는 모습을 기대한다.

물론 여기에는 갖가지 방해 세력이 있다.

신구와 맞먹는 사채업계의 큰손 여운계와 박신양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악덕 사채업자 이원종 등이 사사건건 박신양의 앞을 가로막게 된다.

또 사랑에 배신 당한 김정화 역시 복수를 다짐하며 박신양을 무너뜨리려 한다.

이 드라마의 김영섭 책임프로듀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묻혀 사는 인간의 모습과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돈에 얽힌 고통과 애환, 삶을 녹여내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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