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재규 기자와 함께 하는 사건 취재 파일입니다.
직장의 회식 문화, 요즘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아직도 술 좀 억지로 마시게 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법원이 이 부분에 대해서 불법이다, 이런 판결을 내렸죠?
<기자>
네, 직장 생활 하시는 분들 윗사람 눈치 보느라 가기 싫은 술자리 억지로 가서 밤늦게까지 억지로 술 마신 경험 많이들 하셨을텐데요.
이렇게 음주를 강요하는 것은 불법 행위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어려운 취업 경쟁을 뚫고 처음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은이들 많은데요.
술을 강요하는 문화 때문입니다.
남성들도 스트레스 많이 받지만 특히 여성들의 경우 퇴사나 이직까지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법원이 이런 문화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 2004년에 한 게임 업체에 입사했다가 1주일에 두 차례 이상 새벽 2~3시까지 이어지는 회식을 견디다 못한 여성 김모 씨가 직장 상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김 씨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어떤 취지에서 이런 판결이 나왔는지 법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박영재/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직장 내 회식자리에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음주를 강요하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일찍 귀가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도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김 씨는 늦은 시간까지 회식에 참가하느라 4년 여 넘게 만나온 남자친구와도 헤어졌다고 하는데요.
재판부는 원하지 않는 회식에 참석시켜 김 씨의 귀가 시간을 늦춘 것은 행복 추구권을 방해한 것이라며, 김 씨의 직장 상사에게 손해 배상금으로 3천만 원을 내야 한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게 되면 독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재판부는 이렇게 음주를 강요하는 것은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번 판결은 술을 강요하는 잘못된 회식 문화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