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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맹신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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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아니, 아주 좋지 않은 성적이었습니다.

다음날 신문을 보니 '완패'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더군요.

한나라당에 대해 국민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당에 대한 평가와는 달리 한나라당 두 대선주자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은 여전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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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중앙일보, 동아시아 연구원과 공동으로 3천여 명에게 물었더니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는 44.4%, 박근혜 전 대표 22.2%를 나타냈습니다.

두 후보를 합치면 60%를 훨씬 넘습니다.

범여권을 통틀어서 가장 유력한 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한 지지도가 5%를 겨우 웃돌고 있는 상황이니 범여권에서 '대통합!' '대통합!' 노래를 부를만 합니다.

저는 지난해 10월 정치부 열린우리당팀으로 왔는데, 그러고 보니 지난 6개월동안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을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단연 '대통합' 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으로 치면 '절대반지', 인디아나존스라고 하면 '성배', 우리 전래동화로 치자면 '도깨비 방망이'..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범여권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은 대통합을 이런 맹신(?)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아무리 어려워도 대통합만 성사되면 대선에서 51대 49로 이긴다'

'지금 당장의 지지율은 아~~무 의미없어. 대통합 되면 지지율은 무섭게 오를 것' 등등...

대통합에 대한 필요성과 믿음이 범여권에 확산돼 있는 건 사실이지만, 문제는 '대통합'에 대한 인식과 대통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각 정파간 이견이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대통합이 절실한 시기가 다가오지만, 정작 범여권은 분화조짐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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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제 3지대 후보중심 통합을 주장하면서 질서있는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전직 의장을 지낸 정동영, 김근태 두 의장은 공개적으로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본인들의 탈당까지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한쪽은 무작정 집을 허물고 밖으로 나갈 것이 아니라, 바깥에 가건물이라도 지어놓고 질서있게 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당장 집을 허물고 들판으로 나가 외부 세력과 연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내 친노그룹들은 열린우리당의 창당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면서, 집을 허물 이유가 없고, 지금의 자산(창당정신, 이념, 후보)으로도 대선 승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열린우리당 밖의 범여권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의 연대 노력은 창당 방식과 지도부 구성 등의 문제 때문에 물거품이 됐습니다.

대통합의 어려움을 두고 범여권 모 의원은 결혼을 예로 들며,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결혼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데...

이른바 각자 분야에서 한 칼 한다는 사람들로 구성된 모임이 서로 한 배를 탄다는게 쉽겠냐고 반문하더군요.

이 말...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범여권의 지지부진한 대통합을 바라보는 제 시선은 그리 탐탁하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열린우리당을 출입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대통합'이라고 아까 말씀 드렸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많이 들었던 또 다른 단어는 '기득권 포기'입니다.

대통합을 절실히 원했던 만큼, 진심으로 기득권을 포기했더라면 이미 괜찮은 범여권의 옥동자 한 명이 탄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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