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중앙지검이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인 F사의 최대주주와 경영진 등 4명에 대해 세금 포탈과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연예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모 대표 등이 받고 있는 혐의는 차명계좌를 통해 회사 주식을 팔면서 양도소득세 18억 원 가량을 탈루하고, 회삿돈 60억여 원을 횡령했다는 것.
지난 2005년 모 음반회사와 영상회사 등이 결합한 뒤 골프공 제조업체를 인수·합병하며 코스닥에 우회상장한 F사는 현재 연예계에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는 회사.
유명 개그맨과 아나운서 출신 MC를 비롯해 가수와 연기자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이면서 음반,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제작 등 연예계 전반에 걸쳐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구속영장 청구 자체도 연예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이 사건이 자칫 연예계 비리사건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F사에 대한 검찰의 내사설, 국세청 조사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이 소문이 돌면서 이번 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에서 다시 추가 비리 조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는 것.
더욱이 지난주 MBC TV '뉴스 후'가 연예계 비리를 다룬 바 있어 검찰의 수사와 맞물리며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연예계에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긴장하고 있는 것은 방송사 PD 등이 사전 정보 취득을 통한 내부자거래를 했다는 것.
F사가 코스닥에 우회상장을 했을 당시 연예계와 방송계에는 F사 주식 매입 열풍이 불었다.
물론 이런 움직임은 당시로서는 연예기획사의 주식시장 상장이 그다지 흔치 않은, 태동기였던 데다 이 대표가 오랜 기간 연예계에서 일해오며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아온 인물이어서 F사에 대한 성장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예계에서는 '○○가 F사에 투자해 수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소문을 비롯해 '한 방송사 PD는 10억 대를 벌어들여 회사로부터 자체 내부감사를 받자 퇴사했다' '이 회사에서 키운 신인 가수가 급부상한 것은 F사 주식을 취득했던 PD들이 봐줬기 때문'이라는 등 각종 설이 끊이지 않았다.
연예계 일각에서 F사가 방송사 PD 등에게 주식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검찰 관계자가 "현재 수사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소문이 결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이 전-현 경영진의 경영 주도권 싸움에서 비롯돼 양측의 공방 과정에서 불거져나왔다는 소문까지 겹쳐지며 이 과정에서 내부자거래를 한 연예계·방송계 인사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왔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 F사는 3일 전 대표였던 김 모 씨가 17억 원을 횡령한 혐의가 포착됐다고 공시해 경영진간의 주도권 다툼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F사 소속 매니저는 "별 차질 없이 회사가 굴러가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정신이 없고, 회사가 너무 뒤숭숭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연예 관계자는 "분위기가 심상찮다. 'PR비 사건' 등으로 얼룩졌던 때가 떠오른다. 연예계에서는 검찰이 연예계 비리 수사를 할 때가 됐으니 이 사건이 그 쪽으로 번질 것이라는 등 별의별 소문이 떠돌고 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 대표 등에 대한 구속 여부가 판가름난 뒤 이후 검찰의 추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어떤 사실이 새롭게 드러날지 연예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