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연주를 컴퓨터로 재현한 음반이 출시됐습니다. 이 컴퓨터 음반을 과연 굴드의 연주로 볼 수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1955년 녹음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낮은 의자에 웅크린 자세로 웅얼거리는 허밍을 섞어 연주한 그의 모노 음반은 전설적인 명반으로 꼽힙니다.
굴드가 세상을 떠난 지 20여 년, 미국의 젠프 스튜디오는 굴드의 음악을 컴퓨터로 재현했습니다.
건반 두드림이나 박자, 페달링 같은 연주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해내, 이를 자동 피아노가 연주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연주는 깨끗한 음질과 입체감을 자랑하는 슈퍼 오디오 CD로 발매됐습니다.
[박문선/소니BMG코리아 차장 : 굴드는 새로운 레코딩이나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연주자입니다. 아마 살아있었더라면 관 속에서도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지 않았을까요.]
음악계에서는 컴퓨터와 자동 피아노가 재현해 낸 이 연주가 과연 굴드의 연주인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황병준/사운드 미러 대표 : 항상 허밍이 따라오는데 그게 없으니까 좀 섭섭한 느낌도 들고.]
[양준호/SACD 동호회 : 굴드의 영감이나 그런 빠져 있는 연주라고 볼 수 있고요.]
굴드의 연주를 부활시킨 참신한 시도인가, 굴드의 명성과 첨단기술을 내세운 가짜연주인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음악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20세기 초·중반의 명연주를 재연하는 음반업계의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