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모계사회의 정의>
아주 먼옛날 구석기시대(약250만~20만년전)에는 채집과, 수렵이 주요 생계수단이었습니다. 이 시대에 남자들은 한 여성에 정착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맴돌며 씨를 뿌려대기 바빴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다보니 누구의 씨인지 알 수 없는 여성은 한 남성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아이를 키워야만 했습니다. 여성이 아이를 등에 업고 생계마저 책임져야하는 상황은 씨족, 부족을 이뤄 한 곳에 정착하기 시작한 신석기시대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학설은 학설일뿐, 구석기시대에 실제로 여성의 파워가 남성보가 셌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당시 여성들은 아이 생산과 양육, 생계를 모두 책임져야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여성 역할의 중요성은 '디지털. 정보화 사회'라고 일컬어지는 지금도 그대로 통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정보화 사회의 특징중 하나는 '권력의 분산(decentralization)'입니다. 기존에 권력과 정보를 독점했던 세력들은 서서히 특권이 무너지고 집중됐던 권력은 개인에게로 분산되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구조속에서 남성들이 가졌던 권력과 영향력은 줄어들고 여성들의 힘과 영향력은 커져만 갑니다. 이 시대 여성은 아이 생산이라는 여성 고유의 생물학적 특성은 바뀌지 않은채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자리로 내몰리며 양육과 생계를 모두 책임져야하는 구석기시대 여성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신 모계사회의 정의를 하자면, '가정 및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영향력의 상대적 증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회 구조속에서는 남성의 역할이나 영향력은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고모보다 이모를 좋아하는 심리>
현재 가족문화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가 자녀들이 고모보다는 이모와 더 친하고 가깝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친가, 외가쪽 가계도를 그려보게 한 결과 이 학생들은 외가쪽 가계도를 더 상세히 그렸습니다. 고모를 더 좋아한다는 학생들은 손에 꼽을 정도. 대다수 학생들이 이모를 더 좋아했습니다. 단순히 고모보다 이모가 조카들에게 더 잘해주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을겁니다. 우리사회에서 딸은 출가외인으로 호적을 파서 남편 집안으로 혈혈단신 외롭게 시집살이 생활을 했던 시기가 불과 반세기 전 일입니다. 당연히 시집간 딸은 외로움을 극복하기위해, 겉으로야 남편집안을 챙기지만 속내는 늘 그리운 부모형제자매를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그런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가 늘면서 맞벌이 부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남편 못지않게 아내도 생계를 보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아이 양육이나 교육까지 맡는 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의지할 곳, 즉 친정이나 형제자매를 찾게 된다는 것이 신 모계사회의 배경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또 예전처럼 가정의 의무를 소홀히하고 가장으로서의 권위만 중시하는 남성들은 자연히 가정에서 도태되는 현상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황혼 이혼이 대표적이죠. 이모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머니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말벗입니다.
<모계-부계, 누가 최후 승리자?>
모계사회냐 부계사회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왜 모계사회적 특징이 나타나는가에 대한 사회시대적 배경과 그 이면에 감춰진 함의를 찾는 일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서강대 사회학과 조옥라 교수는 신 모계사회가 된 이면에는 '남성 중심의 친족 붕괴'가 있다고 말합니다. 즉 예전 대가족제도하에서 남편의 권위는 남편 자체의 것이라기보다는 남편 집안의 배경이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가족제도는 대가족, 소가족, 핵가족으로 쪼개졌고 이런 가족제도하에서는 남성의 배경이 작용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양육을 책임져야하는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요즘 그랜드패런팅(grandparenting)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그랜드패런팅는 할아버지 할머니, 특히 외가쪽 조부모들이 출가한 딸의 자녀를 양육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중요한 것은 손자 손녀를 돌볼 수 있는 여유나 여건이 누구에게 있느냐이지 누가 아이를 돌보느냐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학자들도 미래에는 누가 자녀의 아이를 봐줄지에 대해 무척 회의스런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현 신세대들은 자녀를 그나마 친가 외가쪽 조부모에게 맡기지만 아이를 1~2명만 낳는 저출산이 심화되면 우리 자식들은 아이를 맡길 곳 자체가 사라진다는것입니다. 국가나 사회가 이 자리를 대신해줄까요?
<깨진 가족 가치의 복원을 위해>
가족의 의미나 정의는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피를 나눈 사람만이 가족인 시대가 있었고, 지금은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가족보다 더 가깝게 지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신 모계사회적 특성이 나타나는 환경에서 가장 우선시돼야하는 점은 '가족 가치의 복원'입니다. 남성이 기존의 기득권을 빼앗겼다고해서 목놓아 울 필요도 없고, 여성이 그 기득권을 가져갔다고해서 웃을 필요도 없습니다. 시대에 따라 성 역할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가정과 가족이 깨지지 않도록 남편과 아내가 행복을 위해 가정을 공동경영하는 마인드가 절실합니다. 특히 여성의 역할이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신 모계사회에서는 남성들이 가장으로서 존중받아야한다는 굴레를 벗어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남성들은 스트레스와 불안과 상실감과 우울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가족이라는 형태는 남아있지만, 가족간 대화는 하루에 채 1시간도 안되는 현실에서 가족 구성원이 노력하지 않는 한 가족은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오늘 하루 일찍 퇴근해서 가족과 저녁을 먹으며 대화하지 않으시렵니까?
"Each one of you also must love his wife
as he loves himself, and the wife must respect her husband."
- 아내를 자신의 몸같이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라-
(에베소서 5장3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