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이 직접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국민사법참여제도'가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재판 전 과정에 대한 국민의 감시를 강화해 '전관예우', '유전무죄 무전유죄' 등으로 일컬어지는 사법불신을 씻어보자는 등의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배심원으로 선정된 국민은 유·무죄의 판단 등 사실관계에 대한 평결을 내린 후 법관에게 권고할 수 있지만 역할을 소홀히 하거나 위법한 행위를 했을 때에는 벌을 받게 된다.
◇ 위법행위 땐 최고 징역 3년 = 국회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가결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는 200만원 이하 과태료에서 최고 3년 이하의 징역형이 규정돼 있다.
경미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누가 봐도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되는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하는 규정을 둔 것이다.
배심원이나 예비배심원으로 선정된 국민이 재판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돈이나 물건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금품수수죄가 적용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들었던 내용을 외부에 알릴 경우 비밀누설죄로 6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거나 300만원이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물론 국민형사재판참여법은 외부인이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거나 재판 내용을 알아낼 목적으로 배심원과 접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도 담고 있다.
배심원에게 '잘 봐 달라', '정보를 달라'는 취지로 청탁을 하거나 전화·편지로 협박해 청탁죄·위협죄 등으로 기소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뒤따른다.
◇ 배심원 불출석 땐 과태료 200만원 =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생업에 지장이 초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심리가 2일 이상 필요한 경우 매일 법정을 여는 집중심리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기간이 길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형사재판참여법에도 '배심원인 사실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직장 걱정을 떨쳐버려도 되지만 오히려 배심원 역할을 소홀히 했다가는 법원의 결정으로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 법에 따르면 후보자들이 배심원이나 예비배심원 선정을 노리거나 고의로 회피하기 위해 질문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허위진술하면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물론 후보자가 만 70세 이상이거나 피고인이나 피해자의 친족 및 법정대리인인 때, 직업상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불 보듯 뻔한 경우에는 배심원 선정 때 제외된다.
또 과거 5년 이내에 배심원으로 선정됐던 사람이나 금고 이상 형이 선고되는 죄를 저질러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도 당연히 빠진다.
배심원으로 선정됐는데도 법원의 출석통지를 무시한 채 불출석하거나 '공정하게 판단하겠다'는 배심원 선서를 거부했을 경우에도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민사법참여제도가 큰 부작용 없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과태료 등의 규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 배심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만큼 의무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