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기는 같아도 현재 발음과 2천년 전 발음이 같을 수는 없다.
현대 한국인은 '고구려'라고 읽지만 당시 사람들은 '고구려'가 아닌 '고구리'라고 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길수(서경대) 고구려연구회 이사장이 5월 3~4일 부산 경성대에서 개최되는 고구려연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구려·구려·고려 국호의 소릿값에 관한 연구'를 통해 고구려의 옛 발음은 '고구리'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고구려의 발음은 재야 사학계에서 빈번하게 문제를 제기한 사안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오늘날에도 거마나 구두, 귀감, 유세처럼 잘못 읽기 쉬운 한자가 있듯이 고구려·구려·고려 역시 잘못 읽기 쉬운 한자였다고 주장한다.
신당서나 자치통감은 세 단어가 모두 '잘못 읽기 쉬운 한자'라고 주석을 달았으며 조선 후기 청나라에서 나온 강희자전은 고려를 '고리'로 읽어야 한다고 기록했다는 것.
조선 정조 때 발간한 한국 옥편인 전운옥편도 '려'자는 '려'와 '리'로 읽힌다고 구분한 뒤 '리'로 읽는 예로 '고리'를 소개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심지어 해방 후 나온 한글학회의 큰사전에도 '고구리'라는 단어가 실려있고 '려'자는 나라이름으로 쓸 때 '리'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명기했다"며 "고구려라고 읽은 것은 100년도 안 된다"고 역설한다.
서 교수는 또 "'고구리'는 장수왕 11년(423)부터 '고리'라고 썼고, 그 뒤 단 한번도 '고구리'라고 쓰지 않았다"며 "평양 천도와 함께 나라 이름을 정식으로 '고구리'에서 '고리'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채호, 이병도, 칼드렌 등의 학자들은 '고리'의 소릿값을 '가우리'라고 읽었는데 '고구리'의 건국연도를 고려할 때 '고'는 고대음 '가우(kau)'가 아닌 상고음 '고(ko)'로 읽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