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승연 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한 28일 한화그룹은 관련 실무부서를 중심으로 파문을 수습하는 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서울 중구 본사에는 휴일이라 대부분의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았지만 홍보실과 법무팀 등 일부 관련부서 직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사무실에 나와 경찰 소환과 언론 대응 방안 마련에 골몰했다.
특히 김 회장이 경찰의 2차 소환요구에 응할지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법무팀은 내ㆍ외부 유리문을 걸어잠그고 외부 접근을 막은 채 대책회의를 여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부 직원들은 사내 분위기를 취재하던 일부 기자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 회장 둘째아들의 중국 출국과 관련, 일부 관계자는 한화측이 일부러 출국사실을 숨긴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장일형 한화그룹 기획홍보담당 부사장은 "경호실장이 26일께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김 회장 둘째아들이 중국 현지 답사를 떠났다고 진술했다고 전해들었는데 경찰이 마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받은 28일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장 부사장은 김 회장이 사실상 경찰의 1차 소환요구에 불응한 데에 대해 "김 회장이 실제로 건강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아 경찰에 출석한다고 해도 제대로 조사에 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김 회장 둘째아들의 출국과 관련, 경찰이 회사 관계자와 김 회장 부인의 사법처리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일단 사건 당사자인 김 회장이 경찰조사를 받은 뒤 사실관계가 명확히 가려진 다음에 논의하는 게 순서"라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한화그룹 관계자는 "사주 일가의 사적인 문제로 그룹 행보에 제동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그룹 이미지 하락과 직원사기 저하 등 중ㆍ장기적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으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도 급한 상황"이라며 난감해했다.
김 회장은 27일 오전에 예정됐던 유엔한국협회 세미나 등 일체의 내외부 행사를 취소한 채 최측근들과 수시로 대책을 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현재 서울 가회동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