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일심회'를 6·15선언 이후 최대 간첩조직으로 규정하고 조직원 5명에 대해 '이적단체 구성'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 만 법원이 '이적단체가 아니다'라고 판단함으로써 공안당국과 사법당국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또 검찰이 적용했던 '국가기밀 누설'에 대해 법원이 상당 부분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국가기밀의 범위를 놓고도 이견을 보여 항소심 등에서 논쟁이 예상된다.
검찰은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씨가 일심회라는 이적단체를 구성하고 조직원으로 손정목·이정훈·이진강·최기영 씨를 끌어들여 남한에 통일전선체를 구축하려 시도했다며 이들을 모두 국가보안법상의 간첩, 특수잠입·탈출, 이적단체 구성, 회합·통신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 조직은 장 씨가 최상부 조직원으로 지휘를 하고 나머지 3명이 하부조직원으로 활동했으며 단체 이름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통일을 이룩하자'는 의미로 '일심회' 로 명명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었다.
'간첩단'은 법률용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간첩단으로 규정한데다 검찰도 기소하면서 일심회를 이적단체라는 하나의 '조직'으로 묶었었다.
검찰은 이들 조직원이 일심회를 구성한 뒤 하부조직망 구축에 나서 이정훈 씨가 2002년 '선군정치 동지회'와 '8·25동지회'를, 이진강 씨가 2005년 '백두회'를 각각 결성했으며 손 씨도 2005년 최 씨를 하부조직원으로 포섭해 독자 조직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었다.
또 북한공작원으로부터 직접 또는 이메일 등을 통해 지령을 받아 한미FTA 협상,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을 반미운동에 활용하려 시도하고 민노당 방북대표단 및 당직자 성향 분석, 각종 선거 동향 등 국가기밀 자료를 북한에 넘긴 것으로 돼 있다.
검찰 기소 내용에 따르면 가장 먼저 북한에 포섭된 장 씨는 1981년 고교를 졸업 한 뒤 대학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 미주 일간지 기자로 활동하던 중 친북 재미교포 김형성(가명)씨로부터 '조선전사', '항일혁명투쟁사' 등의 북한 원전을 건네받아 읽으며 주체사상에 빠져들었다.
1989년 2월 스위스, 체코를 거쳐 입북한 장 씨는 1주일간 대외연락부에서 주체사상 등에 대해 집중 교육을 받았으며 1993년 1월 미국국적을 취득한 뒤 1998년 1월 중국 베이징 동욱화원에서 북한공작원에게 "남한 내 통일사업 조직을 만들라'는 지령과 함께 공작금 2천달러를 받았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장 씨는 고교와 대학 동문 또는 사업상 알게 된 이들과 만나 포섭대상을 물색했고 1996년 손정목 씨, 1999년 이진강 씨, 2000년 4월 이정훈 씨를 각각 포섭한 뒤 2002년 1월 일심회를 결성하고 이를 북한에 보고했으며 중국 베이징에서 5차례, 태국 방콕에서 2차례 북한 공작원과 접선했다고 검찰은 밝혔었다.
손정목 씨는 2001년 장 씨에게 포섭됐으며 올해 6월 장 씨 지시로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민주노동당 인사를 조직원으로 추가 확보하라는 등 지령을 받았고 작년 7월에는 자신이 포섭한 최기영 민노당 사무부총장과 북한 공작원의 접선을 주선했으며 2003년 9월 장 씨에게 민노당 중앙당 내부동향을 보고하는 등 올해 10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국가기밀을 북한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정훈 씨는 2001년 9월과 올해 3월 장 씨 지시로 북한 공작원과 2차례 만났으며 2001년 9월에는 공작금 2천 달러를 받았고 2004년 장 씨에게 총선이후 민노당 중앙당 및 서울시당 내부동향을 보고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국가기밀을 전달한 혐의를 받았 다.
이진강 씨는 2000년 9월 장 씨에게 포섭됐으며 2003년 4월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3천달러를 받았고 17대 국회의원 총선 직전인 2004년 3월 장 씨에게 총선 시민연대 발족 상황과 주한미군 재배치 현황, 6.15 공동준비위 사업추진 경과 등을 모아 보고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최기영 씨의 경우 손 씨를 통해 간접 포섭된 사례로 작년 2월 뒤늦게 일 심회원이 됐으며 같은 해 8월 북한공작원과 베이징에서 만나 통일전선사업 전개, 민노당 동향 파악 등 지령을 받은 뒤 손 씨에게 민노당 내부동향 등을 10여차례 보고한 혐의를 두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