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젖먹이 아기를 둔 여직원 엄마들을 위한 모유 유축실이 생겼다.
청와대는 12일 청와대 본관과 비서동인 여민3관에 '아기와 엄마가 행복한 방'이라는 이름의 각각 3평 규모의 유축실(모유를 짤 수 있는 방)을 만들어 현판식을 가졌다.
유축실은 청와대 여직원의 임신 중 휴식과 출산 후 직장에서의 모유 수유를 돕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갓 출산한 여직원은 이 곳에서 수시로 젖을 짜 보관한 뒤 집으로 가져가 아기에게 먹이게 된다.
그 동안 청와대에 유축실이 없어 출산한 여직원들은 아기에게 먹일 모유를 화장실에서 짜거나 자연 분비되는 젖이 안나오도록 약을 먹는 등 모유 수유에 애로를 겪어왔다.
유축실에는 유축기와 살균시설, 모유 보관 냉장고, 모유를 짤 때 편안히 쉴 수 있는 의자, 산모를 위한 오디오 시설, 세면대 등이 갖춰져 있다.
청와대 내 유축실 설치는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사회적 기반시설 미비로 직장 여성들의 출산 저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이를 해소하는 하나의 실천방안으로 청와대가 먼저 모범을 보이자는 차원에서 지난 1월 유축실 설치를 지시한 것.
그러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이미 유축실 설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이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했고, 따라서 이날 청와대에 설치된 유축실은 `26호'가 됐다.
청와대 내 공간 부족으로 애를 먹었지만 기존 사무실을 쪼개면서 공간을 마련했고, 유축실은 최근 출산한 여직원 5명과 현재 임신중인 8명이 당장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내 여직원은 20∼30대 여성 119명을 포함해 모두 139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전 정부까지는 청와대 여직원이 임신하면 모두 그만 뒀다"며 "참여정부에서는 임신과 출산 때문에 단 한 명도 그만 둔 일이 없는 등 청와대내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보육시설을 만들어 아기와 함께 출근해 직접 젖을 먹이는 공간이 필요하다고도 판단했으나, 이같은 보육시설을 만드는 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보고 유축실을 우선 설치했다.
권 여사는 이날 낮 청와대 여직원들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박주현 민간간사위원, 인구보건복지협회 최선정 회장, 유축실이 설치되어 있는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테이프 커팅과 현판 부착식을 가진 뒤 유축실을 둘러보고 이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권 여사는 "저출산 극복과 여성인력의 활용을 위해 가족친화적인 직장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지방이나 기관 방문시 유축실이 없는 곳에는 청와대에 설치한 모델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