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에서 무심코 외치는 메아리가 새 번식과 부화를 방해해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도봉사무소에 따르면 북한산에는 이상 기온으로 예년보다 열흘 가량 앞당겨진 지난 달 중순부터 새들의 짝짓기와 부화가 시작돼 다 음 달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새들은 이 시기에 일부 야행성 조류를 제외하고는 낮에 상대를 유혹하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1년 중 가장 아름답다.
그래서 조류 전문가들은 새 소리를 통상 '짖는다'고 하지만 유독 이 시기 만큼은 '노래한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런 짝짓기와 부화에 가장 커다란 적은 바로 소음.
요즘 본격적인 산행 철을 맞아 북한산 등반객이 부쩍 늘면서 메아리를 비롯한 소음들도 덩달아 커져 노래하는 새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도봉사무소 조영아(27.여)씨는 "새들은 소리에 민감해 특히 고함 수준의 '야호' 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심해 짝짓기를 멈추고 알도 제대로 부화하지 못한다"며 "심할 경우 어미가 알을 깨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새 개체 수가 급격히 줄면서 각종 해충을 늘리고 씨앗 옮기는 횟수를 줄이는 꼴이 돼 결국 숲을 감소시키는 등 생태계를 파괴하게 된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설명했다.
도봉사무소 관계자는 "등산로 주변에서도 짝짓기 하는 새들이 목격될 정도로 조류의 서식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며 "메아리를 삼가하면 새들에게도 좋고 등산객도 아름다운 새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즐거운 산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봉사무소 직원 10여명은 지난 1일과 8일 도봉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산에서 메아리하지 말고 조용히 즐기자'는 이벤트성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북한산에는 해마다 새 종류와 개체 수가 증가해 지난해 조사에서는 까막딱다구리, 수리부엉이, 말똥가리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곤줄박이, 박새, 어치, 동고비 등 토종까지 모두 109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등 산객도 봄을 맞아 평일 1만5천-2만명, 주말 5-7만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