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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 "스릴러 진일보 평가 듣고싶다"

미스터리 추리극 '극락도 살인사건'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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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쭉 하면서도 '쓰지도 못할 건데' 싶었다.

그가 내놓은 '극락도 살인사건'(감독 김한민, 제작 두엔터테인먼트)이 미스터리 추리극인 까닭에 자칫하면 영화 내용을 알려주는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17명의 섬주민이 모두 살해된 사건을 다룬 영화다.

이주민들이 왜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됐는지를 풀어가는 과정이 투박하지만 촘촘한 구성

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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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촬영 당시부터 논란이 있었던 실화 여부를 물었다.

김한민 감독이 1980년대 후반 고향 순천에 갔다가 '근처 한 섬에서 12명 정도 되는 주민 전원이 흔적없이 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을 영화로 만든 것.

박해일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건 사실이고, 그 이야기 자체가 거짓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아주 영리한 대답을 했다.

박해일이 맡은 보건소장 제우성은 섬주민이 아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그는 섬주민을 위해 의사로서뿐 만이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도움을 준다.

박솔미와 함께 박해일이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의 핵심적인 인물이라고 유추하게 된다. 

"상업영화인데 촬영 과정과 현장 분위기는 마치 독립영화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촬영 첫 날 이틀만에 들어간 섬에서 5개월을 보내야 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섬을 떠올리면 맑은 공기, 깨끗한 바다 등 낭만적으로 생각하는데 완전히 고립된  공간이었죠. 거기서 감독, 배우들이 참 많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싸웠다'는 말이 치고받는 싸움이 아니라는 것은 알터.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를 억누르면서 배역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을 뜻한다.

영화에서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자, "그러한 현장 분위기와 이장댁 마당에서 벌어지는 장면 처럼 마치 100명의 관객이 있는 소극장 무대같은 장치들 때문에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에서 끝까지 "난 범인이 아니다"라고 말해 관객을 헷갈리게 했던 박해일은 이 영화에서는 더 종잡을 수 없는 면모를 보여준다.

"결말을 의식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결말을 의식한다는 걸  배제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어울리는 느낌이었는데 다만 객관적 뉘앙스로 켕기는 게 있는 것처럼 보이면 관객이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죠."

마을 어른의 칠순 잔치에서 환하게 웃으며 주민과 동화되는 그의 표정은 능청스럽고, 연이은 살인사건을 풀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에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사건이 일어난 과정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결말을 보면 그의 표정 하나하나가 모두 계산된 연기라는 데 동의하게 된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나라는 사람과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줄을 잡고 저 우물 밑으로 내려가 보고 싶었던 거죠. 관객을  놀래킨다는 기분보다는 복잡다단한 감정의 상태와 여러가지 장치가 어울렸을 때 새로운 뭔가가 나올 것 같았거든요. 쑥 들어갔다 나왔을 때 낯설면서도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만약 하게 되면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면서 그는 '극락도 살인사건'이 한국에서 스릴러 장르가 여기까지는 왔구나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했다.

"어느 영화 촬영 현장이나 힘들지 않은 적이 없지만 날씨와 같은 외적인 조건이 이처럼 감독과 배우의 기를 다 앗아갈 지 몰랐다"는 그는 "아마 감독이 일부러 그런 외딴 곳을 골랐던 것 같다. 가거도라는 섬이라는 공간 자체가 굉장히  버라이어티했다"고 말했다.

촬영지는 목포에서도 배를 타고 4시간 정도 들어가야 하는 가거도. 

막상 촬영후 서울로 돌아와서는 한달여 동안 진이 다 빠져 도시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도시에서의 삶이 이렇게 빨리 진행되는지 몰랐어요. 사회 변화를 못따라 가겠더라구요.
우울증까지 걸릴 정도였으니."

박해일은 '인어공주' '살인의 추억' '연애의 목적' '괴물' 등 출연작마다 호평받은 배우다.

흥행 성공도 꽤 누린 편이니 실력있고 운좋은 배우임에 틀림없다.

'극락도 살인사건' 역시 "나 자신에게 '축적'의 개념이 될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곧장 김혜수와 함께 시대극 '모던보이' 촬영에 들어간다.

배우 박해일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민감하지 않다고 한다.

성격 자체가 '지금 당장의 무엇'에 집중하는 편이라면서. "작품을 선택할 때 '내가 한 번 들어가 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70%  정도,  '이 부분은 내 안에 없을 수도 있는 부분이니 연구 과제다'라고 생각하는 게 30% 정도죠. 결국 현장에서 감독, 배우와 풀어가는 과정에서 사회성도 함께 배웁니다."

그를 만날 때마다 '참 영민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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