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이 15개국에서 27개국으로 늘어났지만 영국과 프랑스 및 독일 등 3대 강국들의 영향력은 줄어들기 는 커녕 더 커지고 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6일 인터넷판에서 전했다.
이 신문은 스웨덴 유럽정책연구소가 9명의 대통령 및 총리를 포함한 유럽 지도급 인사 32명을 상대로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해 인구 규모와 군사력 및 경제력이 유럽내 문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도했다.
5일 발표된 보고서는 또 유럽위원회(EC) 차원의 막후 협상에서는 각국 지도자들의 인성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면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독단적 행동으로 인해 이탈리아가 유럽내 4강에 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사 대상자 모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탈리아의 위상에 부담만 주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반대로 유럽에서 최장수 총리로 꼽히는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국력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개인적 자질을 앞세워 EU내에서 국가적 영향을 키운 대표적 인물로 조사됐다.
그는 매우 집요하고 영리하며 때로는 거만한 '정치적 동물'로 여겨지며 그의 다혈질로 인해 다른 지도자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등 그는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거의 항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영향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면서 "예외도 있지만 특히 미-유럽간 문제에서 그는 거의 게임에 참여하지 못하고 때로 다른 나라들의 게임을 방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블레어 개인의 자질은 영국의 영향력에 증감 요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 회의에 앞서 사전 양자 접촉을 적극 활용해 목적을 달성하며 지난달 베를린 정상회담에서 다른 정상들이 유럽연합 헌법 부활에 동의하도록 만들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폴 니럽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과거 우리는 그냥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요즘은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사전에 의견을 조율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전략적 네트워킹"이라고 말했다.
EC는 27개 회원국 지도자들로 구성되며 1년에 4차례씩 만나 정책을 결정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톡홀름대학 정치학과 요나스 탈버그 교수는 "EC는 중소 규모 국가들에게는 별로 우호적이지 않다"면서 "강대국들이 미리 결정을 내려놓고 다른 나라들에게 찬성이냐 반대냐라고 묻는 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