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SBS 8시뉴스의 머리기사에는 '보유세 최고 3배'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인터넷 판에서는 이 기사의 제목이 '세금폭탄 현실화'라는 더 자극적인 표현으로 바뀌었습니다. 작년보다 대폭 오른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깜짝 놀란' 해당지역 주민들의 충격을 반영한 제목이었습니다.
14일과 15일 SBS 뉴스는 크게 오르게 될 종합부동산세로 고가주택 소유자들은 당황해 하고, 부동산 시장은 잔뜩 움츠러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뉴스는 올해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보다 48%가 증가한 50만5천 가구라고 전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1가구 1주택 자들에게 세금을 중과세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많고, 종부세 증가는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를 줄이고 경기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가져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SBS 뉴스는 종부세 증가의 충격파를 주로 단기적이고 부정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는데 치중했습니다.
뉴스가 종부세 증가의 타당성을 뒷받침할 만한 사실이나 주장을 보도한 것은 "지난해 가파르게 치솟았던 집값이 결국 보유세 급등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대목뿐이었습니다. 그러나 SBS 뉴스가 밝히기는 했지만, 의미를 설명하지는 않은 숫자들을 모아 또 다른 그림을 그릴 수가 있습니다. 우선 종부세 대상자가 대폭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은 전체 가구의 2.1%에 지나지 않고, 이들 중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가구가 63.5%나 됩니다. 세금 증가 3배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실제로 3배까지 오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뉴스는 집을 팔려고 해도 차익의 최고 50%나 되는 양도소득세가 더 큰 부담이라고 보도했지만, 이 또한 대부분의 종부세 해당자들에게는 상관없는 숫자입니다. 뉴스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값이 24%나 올랐고, 과표 적용률이 80%로 높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강남 등 일부 지역은 시세가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과세표준이 시세와는 동떨어져 있어 세금을 지나치게 덜 물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압구정동 아파트의 재산세가 중형 승용차 자동차세보다 적게나오는, 불합리한 과세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제기된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었습니다.
종부세 인상에 대한 SBS 뉴스의 부정적인 보도는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세금이 부담스러우면 집을 팔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한 것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그는 집을 팔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할 경우 같은 평수로 이사하면서도 상당히 큰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세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나라의 경제정책 책임자로서 이런 말을 왜 굳이 했는가 하는 비판은 타당합니다.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는 보도할 때 특히 말의 뉘앙스를 잘 살려야 합니다. 14일 SBS 뉴스는 보유세 마련을 위해서 집주인들이 전세 값을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사철 전세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까지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쯤 지난 20일 뉴스는 전세시장이 불안할 것이라는 전망을 스스로 뒤집었습니다. 소형 평형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정부가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날 뉴스는 아파트 전세시장에도 양극화 바람이 불고 있다는 이치에 맞지 않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뉴스가 제시한 사실은 소형 평형은 품귀, 대형 평형은 거래실종이라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30평대와 50평대 전세 값이 같은 경우까지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전세가 평준화된다고 설명할 수 있는 자료는 될지언정 양극화라는 말을 붙일 일은 아닙니다.
21일 SBS 뉴스는 의사와 한의사 등 5만여 명이 참석한 의료법 개정반대 집회를 보도하면서 "의원이 절반 넘게 문을 닫으면서 환자들의 불편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의료계의 집회를 보도하면서 바로 환자들의 불편을 들고 나온 것은 노동쟁의 보도에는 생산차질을, 시위 보도에는 시민불편을 으레 들고 나오는 언론의 타성적인 보도행태를 되풀이한 것입니다. 뉴스는 이보다 먼저 의료계가 왜 이렇게 들고 일어났느냐를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뉴스는 큰 병원들의 모임인 병원 협회는 같은 의사임에도 의료법인 영리화 조항을 환영하며 투쟁대열에서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뉴스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큰 병원과 작은 병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 의료법인 영리화 조항이 대자본을 투입한 큰 병원에 어떻게 유리하며, 상대적으로 개인 전문의원들에게는 어떻게 불리한가를 설명해 주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뉴스는 종합부동산세의 현실적인 문제를 보도하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소득이 줄어들면 자동적으로 집을 줄여나가는 선진국 시민들의 주택관을 우리 국민들에게 바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러나 많은 재산을 가지려면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의식 속에 뿌리내리게 만드는 것은 언론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