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실종된 지 16년, 사건의 진상은 아직 오리무중이고 공소시효도 끝나버려 범인을 잡아도 처벌을 할 수 없다.
부모 가슴이 까맣게 탄다.
25일은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1991년 3월 26일 우철원(당시 13세) 군 등 대구 성서초등학교 학생 5명이 와룡산에 '도룡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이 사건은 수사 인원 35만여 명이 동원됐으나 현재까지 용의자는 물론 구체적인 타살 도구도 밝혀진 바가 없다.
피해 어린이의 부모들은 이젠 법적으로 죗값을 물릴 수 없지만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꼭 범인이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수사가 어렵다면 범인이 '양심 선언'식의 자수라도 해 진상을 밝혀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우 군의 아버지 종우(56) 씨는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범인에게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유라도 꼭 듣고 싶다"며 "그렇게 못하면 아이들에게 부끄러워 눈도 못 감을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김영규(당시 11세) 군의 아버지 현도(61) 씨도 "꽃도 못 피운 아이들이 죽었는데 공소시효 탓에 사건을 잊어야 한다는 점이 너무 억울하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이런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아예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사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의 공소시효를 현행 15년에서 20년으로, 무기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는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우 씨와 김 씨 등 '개구리 소년' 부모들은 '전국 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전미찾모)'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달 28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방문해 "실종 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되도록 법을 개정하고 예전 사건의 경우도 소급 적용 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은 냉랭했다.
공소시효의 연장까지는 고려해 보겠지만 소급 적용의 경우 '위헌의 소지'가 있어 어렵다는 것이다.
개구리 소년 사건이 본격적인 재수사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이다.
피해아동 부모들은 전미찾모 회원들과 함께 26일 오전 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된 대구 와룡산 세방골에서 '추모제'를 갖는다.
김영규 군의 아버지 현도 씨는 "애들이 어려서 죽어 추모 자리에 술은 못 부어주겠고... 그저 이 사건이 잘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빌고 올 생각"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