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해진 저녁, 좁은 골목길에 가로등 불이 밝혀지면, 하루 일과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섭니다.
작은 대폿집에서 동료와 함께 나누는 막걸리 한 잔. 하루의 고단함을 날려 버립니다.
이처럼 6, 70년대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고달픈 일상을 위로해 주었던 대폿집!
최근, 술 문화에도 양극화 바람이 일면서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이 값이 싸고 푸짐한 대폿집을 찾는 일이 많아졌는데요.
[강호규/손님 : 이거 합쳐 1만 오천 원도 안 되는데 그거면 뭐 걱정이 안 되죠.]
[강봉순/ 퓨전 대폿집 주인 : 안주도 싸면서 막걸리 한 주전자하면 푸짐한 느낌이 들잖아요. 아마 그래서 더 찾는 거 같아요. 훈훈한 정 때문에.]
실제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올해 서울·수도권에서만 막걸리 위주의 '퓨전 대폿집'이 200곳 이상 새 로 문을 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폿집의 부활은 그동안 맥주와 양주에 밀려 냉대 받던 전통 막걸리의 화려한 컴백을 알리는 셈인데요.
[정주헌/ 퓨전 대폿집 프랜차이즈 관계자 : 저희 회사 같은 경우 막걸리 판매량이 개점 초기에 작년 6월 정도에 1호점을 오픈했는데, 그 당시보다 지금 한 3,400 % 신장 됐고요.]
막걸리는 값이 싸면서도 건강에 해롭지 않은 곡주라는 인식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옛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점에서도 많이 찾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김태철/서울 신사동 : 몰래 엄마 몰래 아버지 몰래 홀짝홀짝 먹으면 맛있어요. 그래서 술을 배웠어.]
[노기용/손님 : 막걸리 하면 옛날 생각을 하면 대학교 시절에 캠퍼스에서 잔디에서 우리가 먹었던 그런 기억이 있었고...]
이처럼 복고에 대한 향수는, 퓨전 대폿집의 복고풍 인테리어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주점 벽면엔 '황금 룸싸롱' 과 '컷트 100원 하는 영등포 이발소' 같은 다소 촌스럽지만 추억 을 떠올리게 하는 상점 간판이 눈에 띕니다.
또, '멸공 방첩' 이나 '덮어 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같은 당시 시대상을 떠올리게 하는 표어가 미소 짓게 하고, 추억의 영화 포스터와 광고지는 향수를 자극합니다.
이같은 이유로 옛 추억을 떠올리는 중년의 남성부터 새로운 경험이 즐거운 20대 젊은이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습니다.
[이한범/손님 : 저희 삼촌 세대들이 겪었던 그런 모습들을 제가 대리 경험한다는 그런 만족감도 있고요.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한 번씩 과거 여행을 한다는 그런 느낌...]
최근 급증한 퓨전 대폿집!
저렴하면서도 재미있는 복고풍의 인테리어로 한동안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과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어 모을 것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