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는 '급매물가', 매도는 '이전 가격' 서울 대치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31평 아파트의 거래가격은 12억 원선.
3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2억 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지만, 거래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습니다.
[박호규/서울 대치동 부동산 중개업자 : 정리하실 분들이 작년에 좀 정리를 하시고 난 다음에 금년에는 이렇게 매물이 많지가 않아요. 저희가 보기에는 쉽게 내놓기도 힘들고 쉽게 사기도 힘들어요.]
설 이후 급매물이 팔려나가면서 서울 강남권에서는 집값이 소폭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문의는 많지만 정작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급매물은 동이 났지만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려는 사람들은 급매물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거래 성사가 더욱 힘든 상황입니다.
[서울 대치동 부동산 중개업자 : 급매라고 뭐 팔아달라고 2천만 원. 막 깎아서 팔아달라... 지금 현재 가격이라는 것은 내가 보기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이 상태로는 죽도 밥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은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이른바 랜드마크 아파트가 전체 집값을 요동치게 했습니다.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10번이 넘는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때문인데요.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주도주가 사라졌습니다.
[고종완 / RE멤버스 대표 : 6억 원 이하의 소위 소형 아파트, 그리고 강남 보다는 강북 지역의 주변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시세를 주도하다 보니까 과거의 주도지 역할을 했던 랜드마크적인 아파트의 기능이 주도적 기능은 매우 퇴색되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웬만큼 목돈을 갖지 않은 이상 비싼 아파트를 사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주도 아파트가 사라지면서 어느 지역이 됐던 간에 기준되는 가격이 없어져 거래가 더욱 힘들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를 기준으로 작년 12월 이후 값이 가장 많이 오른 평형은 20평형대 미만 소형 아파트.
이번달 초만 해도 20평형대는 1.12%가 올랐지만 가장 두꺼운 수요층을 갖고 있다는 30평형대 상승률은 0.81%에 그쳤습니다.
[김은경 / 스피드뱅크 리서치 팀장 : 과거에 강남권의 경우에는 40평형대 이상 대형 평형에서 그리고 강북권의 경우에는 30평형대의 그 중형 평형대의 수요자가 가장 많았고 또한 가격 상승률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주택 담보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인해서 소형 평형인 20평형대의 아파트들이 오히려 가격 상승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 붙으면서 집값이 그간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집값이 폭락하지 않는데 대한 실망감 때문에, 팔려는 사람들은 작년 말 수준으로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데 따른 답답함 때문에, 일단 기다리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2 ~ 3개월 동안 힘겨루기가 이어지겠지만, 시장 추세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순간 부동산은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