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앞서 원일희 특파원의 보도가 있었습니다만, 이번 협상에 나선 북한의 태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입니다. 연락사무소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대사급 수교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박진원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손에 잡히는 합의는 없었지만 그동안 골치거리로 여겨졌던 주요 현안은 모두 다뤄졌습니다.
핵 문제 해결 방안, 태러지원국 명단 해제 문제는 물론 위폐, 마약거래, 납치 문제에서 대북 금융제재 문제, 수교 방식 등 폭넓은 현안이 논의됐습니다.
특히 북한은 수교 방안과 관련해 연락사무소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대사관을 여는 방안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측 힐 수석대표는 "북한은 수교 전 서로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두는 미·중 수교 방식을 원치 않고 있으며 바로 외교 관계로 가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김근식/경남대 정외과 교수 : 지난 94년에 제네바 연락사무소 설치가 명기가 돼 있어서 합의를 하다가 결렬된 바가 있는데요. 그 때 사실상 북측에서는 연락사무소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또 그동안 존재 자체를 부인해 온 고농축 우라늄 문제를 북한측이 먼저 거론한 점도 눈에 띕니다.
북한의 강한 협상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양측이 지난 50여 년간의 적대 관계를 씻어내고 관계 정상화에 이르기까지는 산 넘어 산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핵 문제입니다.
[힐/미국측 수석대표 : 그들의 몫인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미래 핵'에 초점을 맞춘 60일 이내의 초기 조치를 모두 이행하고 그 뒤에는 '과거 핵'에 대해 신고하고 불능화해야 모든 논의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초기 조치 이행은 제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핵' 문제는 단계별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북한과 일괄타결 입장의 미국 사이에 논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오늘 북·일 수교회담이 납치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로 중단된 점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시기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 양측이 반세기의 적대관계를 청산할 물꼬를 텄다는 점, 그리고 이해찬 전 총리의 방북 등으로 남북 관계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반도 정세는 큰 전기를 맞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