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일행의 뉴욕 입성은 '외교부 장관급' 이상의 삼엄한 경호와 보안 속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부상 일행을 태우고 출발한 UA892편은 뉴욕 존 F.케네디공항에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8시30분께 도착했으나 김 부상과 협상단 일부는 일반 도착장 출구를 이용하지 않고 공항 계류장 내에서 대기중이던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게이트로 향하던 비행기가 중간에 한번 멈춰서자 리무진이 다가섰고 김 부상과 일부 일행만 비행기에서 내렸다.
이들은 바로 2대의 리무진에 나눠타고 공항을 빠져나가 입국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30여명의 각국 취재진을 따돌리고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호텔로 향했다.
대표단의 일정을 맡고 있는 미국 국무부의 차량이 앞뒤를 호위하는 가운데 오후 9시20분께 호텔에 도착한 김 부상은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김 부상은 호텔에서 협상 전망이나 소감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곧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김 부상이 도착한뒤 30여분 가량 지나 나머지 협상단 일행이 짐을 실은 승합차 편으로 호텔에 도착했으나 이들도 협상 일정이나 전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르겠다" 또는 "피곤하다"며 대화를 피했다.
북측의 한 관계자는 3일 뉴욕에 도착해 러시아로 떠나는 송민순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토론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해 만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으나 곧 이어 자신은 협상단 일행이 아니라 잘 모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미국측은 김 부상 일행이 호텔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이 취재진을 호텔 정문 옆으로 완전히 물러서게 한 뒤 김 부상을 차에서 내리게 하는 등 철저한 경호를 폈다.
앞서 비행기 안에서도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은 함께 탑승한 일본 등의 취재진들에게 김 부상이 말을 하고 싶어하지 않으니 접근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등 김 부상을 상대로 한 취재를 막고 삼엄한 경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과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한 승객은 일부 일본 취재진들이 김 부상에게 접근을 시도했으나 미 국무무 관계자들이 이들을 제지한뒤 다른 곳으로 데려가 20~30분간 조사를 하기도 해 기내 분위기가 싸늘했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비행기에서 처음에는 굳은 표정이었으나 와인을 곁들인 기내식을 먹은 이후에는 동승한 협상단 일행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또 다른 승객은 전했다.
한편 이날 존 F.케네디공항 7번 터미널 입국장에서는 공항 관계자들이 김 부상 일행을 기다리던 취재진들에게 이 건물이 브리티시항공의 사유재산이라며 밖으로 나가 줄 것을 요구한 뒤 경찰까지 불러 취재진을 길 건너편으로 물러서게 해 반발을 사는 등 언론의 취재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