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1908-1932) 의사의 연행 장면으로 알려진 사진이 끊이지 않는 `진위 논란'에 휩싸여 결국 교과서에서 빠졌다.
25일 금성출판사에 따르면 이 회사가 출판하는 2007년도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는 1932년 4월29일 `훙커우 의거' 직후 윤 의사가 일본 군경에 연행되는 사진을 빼고 의거 사흘 전 선언문을 가슴에 부착한채 태극기 앞에서 선서식을 하는 사진을 189페이지에 대신 삽입했다.
이번에 삭제된 사진은 윤 의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일본 군경에 양쪽 팔을 붙잡힌 채 어디론가 걸어가는 장면을 담은 것으로 출처가 일본 아사히신문(1932년 5월1일자)이고 다른 사진에 찍힌 윤 의사 외모와 상당히 달라 보인다는 이유 등으로 다른 사람을 찍은 엉뚱한 사진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이 출판사가 만드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는 전국 고교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것으로 2003년부터 작년까지 계속 윤 의사 연행 사진을 실어 왔다.
교과서 사진 교체에 대해 금성출판사 관계자는 "작년 9~10월쯤 교과서 수정작업을 하기 직전 회사 홈페이지에 `논란의 대상인 사진이 그대로 있으면 되느냐'는 내용의 항의글과 전화 연락이 왔다. 확인해보니 의견이 분분한 사진인 것 같아서 문제나 분쟁의 소지가 전혀 없는 사진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측에 항의글을 보내 사진 교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은 그 동안 꾸준히 윤 의사 연행사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교수의 제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영사로 근무하던 1999년 상하이의대 부속 화둥(華東)의원 정형외과 전문가팀 등에 의뢰, 문제의 사진과 선서식 사진을 의학적으로 비교ㆍ분석한 결과 `동일인이 아니다'는 결론을 이끌어낸 바 있다.
강 교수는 "당시 현지에서 발행된 거의 모든 신문을 보면 윤 의사는 거사 당일 피투성이가 된 채 일본군에 의해 끌려갔다고 한다. 따라서 바바리코트 차림에 중절모까지 집어든 온전한 상태로 걸어나오는 모습의 일본 신문 속 사진은 분명히 윤봉길 의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의사의 친조카인 윤주(60) 월진회 부회장과 다른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 사진은 윤 의사 본인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 부회장은 "윤 의사의 동생 윤남의 선생(윤 부회장의 부친)과 미망인 배용순 여사가 모두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라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며 "윤 의사는 얼굴이 가늘고 긴 편이어서 정면과 측면이 달라보이고 15세에 일찍 결혼을 해 나이도 들어보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한서대 얼굴연구소 소장인 조용진 교수는 "체포현장에서 찍은 다른 사진 등을 참고해볼 때 본인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계량화한 결과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느낌으로 보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며 역시 문제의 연행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 본인이 맞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울=연합뉴스)